[G 칼럼] ‘짝퉁 와인’ 만드는 법

기사입력 : 2019-04-2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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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뉴시스
중국 사람들은 나쁜 제품을 팔면서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임어당(林語堂∙1895∼1976)은 범죄에 대한 중국 사람들의 인식을 이렇게 꼬집고 있다.

“중국에서는 남의 지갑을 도둑질하면 체포된다. 그러나 국고를 횡령했다고 체포되지는 않는다.… 북경 국립박물관에 있는 보물이 도난당한 적이 있었다. 조사 결과 관리인이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도 관리인은 체포되지 않았다.… 중국 사람들은 도둑맞은 재물이 결국은 국민에게 되돌아온다고 믿고 있다. 관리나, 관리 밑에 있는 사람, 관리의 하인에 이르는 사람들을 통해서 환원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 범죄라고 생각하는 것은 살인∙방화∙강도∙강간∙절도∙밀수 따위다. 도량형을 속이거나, ‘짝퉁’을 만들고, 허가 없이 장사하고, 암거래하는 것 등을 범죄라고 여기는 사람은 드물다. 범죄가 아니라 단지 ‘규칙 위반’ 정도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짝퉁은 ‘역사와 전통’이 유구하다. 수백 년 전 명나라 때 나온 요리책에 가짜 포도주인 ‘새(賽) 포도주’를 만드는 방법이 나와 있을 정도다. 요즘 용어로 말하자면 ‘짝퉁 와인’이다.

“검은콩을 말려서 부수고, 백반과 꿀, 훈제 매실을 몇 개 준비한다. 토기나 은그릇에 콩, 매실, 백반을 넣고 물을 부어서 끓인다. 그 다음에 즙을 걸러내고 술을 부어 맛을 조절한다. 병에 넣고 밀봉한 뒤 하룻밤 지나면 진짜와 다르지 않은 포도주가 된다.”

‘신선주’라는 가짜 술 만드는 법도 나와 있다. 그 방법이 알쏭달쏭하다.

“3월 3일에 채집한 야생복숭아꽃, 5월 5일에 딴 마란화, 6월 6일에 딴 깨꽃, 12월 8일에 퍼 올린 샘물, 춘분에 만든 누룩에 살구씨를 밀가루와 함께 섞어 뭉친다. 달걀 모양으로 뭉친 것을 종이에 싸서 49일 동안 매달아놓는다. 필요할 때마다 한 덩어리씩 뜯어 병에 넣고 물을 부은 뒤 뚜껑을 막아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술로 변한다.”

이래서인지, 경제가 미국과 ‘무역전쟁’을 할 정도로 커졌으면서도 여전히 짝퉁을 버리지 못하는 듯했다.

코트라 북경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사치품 소비는 1457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돈으로 25조 원이나 된다. 세계 사치품 소비의 42%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중국 사람들은 이 사치품을 해외에서 주로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해외 구입 비중이 74%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희한했다. 자기 나라 제품은 짝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치품이면 가격이 제법 비쌀 수밖에 없다. 그 비싼 사치품 사는 데 거액을 들였다가 짝퉁이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해외에서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 맞먹는 경제대국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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