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지방을 가다③] ‘공무원 비리’로 무너지는 지자체…연천군

공유
3

[지방을 가다③] ‘공무원 비리’로 무너지는 지자체…연천군

군 산하 맑은물사업소장, 공사 발주 과정서 뇌물 수수…의정부 지검 구속 수사 중
백학저수지 인근 땅 수천만원어치 받아…도로확장 등 인프라개선, 지가 상승 요인

#.
글로벌이코노믹은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미담이나 부정 사건 등을 지속적으로 조명할 계획이다.
이는 향후 통일 한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투명한 사회를 만들고 글로벌이코노믹이 언론의 사회감시 역할에 충실해 우리 사회의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폴라리스(북극성) 역할에 충실하려는 것이다.
통일 한국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경기도 연천군을 최근 찾았다.

연천군(군수 김광철)은 공무원의 뇌물 수수 사건으로 군이 떠들썩하다.

7일 현지에 거주하는 K모 씨에 따르면 의정부지방검찰청은 군청 산하 맑은물사업소 J 소장을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 수사하고 있다.

의정부지검 기업경제범죄 전담부(이환기 부장검사)는 뇌물수수와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J 소장과 J건설 대표를 각각 구속 수사하고 있으며, 관련 간부 공무원 2∼3명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추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천군 맑은물사업소는 1969년 출범했으며, 이곳 J 소장은 지난해 상반기 관급 공사 발주에서 J건설에 공사를 맡기는 대신 그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관내 백합저수지 땅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연천군 맑은물사업소는 1969년 출범했으며, 이곳 J 소장은 지난해 상반기 관급 공사 발주에서 J건설에 공사를 맡기는 대신 그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관내 백합저수지 땅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정수남 기자
맑은물사업소는 ‘연천 군민 누구나 믿고 마실 수 있는 물, 건전한 물 관리’를 위해 1969년 출범했으며, 소장은 군청 과장급이 맡고 있다. 소장 임기는 없으며, 순환보직이다.
J 소장은 2017년 1월 2일자로 소장에 취임했으며, 취임 전 J 소장은 군청 도시건축과장으로 일했다.

J 소장은 사업소가 지난해 상반기 발주한 관급 공사에서 J건설에 공사를 맡기는 대신 그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관내 백합저수지 땅을 받은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사건은 공사 발주 과정에서 J 소장에게 불만을 품은 경쟁 건설사 혹은 관련 공무원의 제보에 따른 것이라는 게 K씨 풀이다.

현재 관내 공사의 인허가는 대부분 군이 담당하고 있지만, 맑은물사업소장도 수백억원대의 특별회계 사업비의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발주 과정에서 J건설은 J 소장에게 관내 백학저수지 땅 수천만원어치를 제공(배임증재)했다.

백학저수지는 인근에 자유로 골프장과 위락 시설 등이 입지하고 있어, 현재 지가가 평당 50만원 수준이다. 실제 저수지 인근 960평 대지가 5억원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J 소장은 지난해 상반기 맑은물사업소가 발주한 관급 공사에서 J건설에 공사를 맡기는 대신 그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관내 백합저수지 땅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학저수지 전경,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J 소장은 지난해 상반기 맑은물사업소가 발주한 관급 공사에서 J건설에 공사를 맡기는 대신 그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관내 백합저수지 땅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학저수지 전경, 사진=정수남 기자
이를 감안할 경우 J 소장이 받은 땅은 100평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경기도가 현재 이곳에서 100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 파주 적성까지 왕복 4차선 도로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이곳의 땅값은 더 상승할 것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 업계 전망이다.

경기도 파주 적성∼연천 두일(6.34㎞) 지방도 371호선 확장공사는 1200억원이 투입돼 공사 중이며, 2022년 개통 예정이다. 파주시 적성면 가월리와 연천군 백학면 두일리를 잇는 연천의 동맥 역할을 할 이 도로가 완공되면 적성산업단지와 연천 백학산업단지의 물류 이동을 원활해지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친 백학관광단지 조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여기에 경기도는 지방도 371호선 적성∼두일·설마∼구읍(14.37㎞) 등 5개 도로를 ‘경기북부 5대 핵심도로로 정하고 도로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어, J 소장이 받은 땅은 향후 큰 폭을 상승할 것이하는 게 현지 부동산 업계 분석이다.

백학저수지 인근에 자리한 Y공인중개사 H 대표는 “이곳 땅값은 종전 평당 100만원을 호가했다. 현재 지가는 반토막이 났다”면서도 “4차선 도로 공사가 완료되면 접근성이 개선돼 지가 상승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2022년 개통을 목표로 지방도 371호선 적성∼두일·설마∼구읍 등 5개 도로를 ‘경기북부 5대 핵심도로로 정하고 도로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어, J 소장이 받은 땅은 향후 큰 폭을 상승할 전망이다. 백학저수지에서 100m 떨어진 지방도 371호선 확장 공사현장. 사진=정수남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는 2022년 개통을 목표로 지방도 371호선 적성∼두일·설마∼구읍 등 5개 도로를 ‘경기북부 5대 핵심도로로 정하고 도로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어, J 소장이 받은 땅은 향후 큰 폭을 상승할 전망이다. 백학저수지에서 100m 떨어진 지방도 371호선 확장 공사현장. 사진=정수남 기자
이와 관련, 맑은물사업소 관계자는 “아는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연천군청 감사팀 관계자 역시 “수사 중인 사건은 감사 대상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의정부지검 공보과 관계자도 “해당 사안으로 2명을 구속 수사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항을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모 씨는 “통일 한국 시대에 연천군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더 투명하고 청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번 사건을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광철 현 군수는 이와 관련, 최근 군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신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한 건설업체는 연천군에 산업폐기물 매립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에게 100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히면서 건설을 반대하는 군의회와 찬성하는 주민간 마찰을 빚고 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