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대안 마련‘ 숙제 남긴 전자업계 1분기 실적

공유
0

'대안 마련‘ 숙제 남긴 전자업계 1분기 실적

LCD‧메모리 불황 등에 ‘어닝쇼크’…“OLED‧비메모리로 사업 전환 서둘러야”

전기‧전자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지난달 30일 마무리 됐다. 대부분 업체들은 1분기 업황 부진이라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 ‘대안 마련’이라는 숙제를 떠안았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으로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전자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지난달 30일 마무리 됐다. 대부분 업체들은 1분기 업황 부진이라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 ‘대안 마련’이라는 숙제를 떠안았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으로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기‧전자업계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지난달 30일 마무리 됐다. 대다수 업체들은 지난 1분기 업황 부진으로 암울한 성적표를 거머쥐며 ‘대안 마련’이라는 숙제를 떠안았다. 특히 실적이 바닥까지 떨어진 반도체 업계는 향후 생존을 하기 위해 그동안 소홀히 다뤄온 ‘비(非) 메모리 육성’ 과제를 더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LG전자‧디스플레이, '미운 오리 새끼' 정리하고 '백조' 키운다
지난달 30일 LG전자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7% 내려앉은 900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LG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은 모바일(MC) 사업본부가 다 잡아먹었다. MC사업본부는 203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8개월 연속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매출액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1조5104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LG전자의 가전(H&A)사업본부는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과 같은 신(新)가전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액 5조4659억 원, 영업이익 7276억 원을 달성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극명한 성적표에 LG전자는 '기업의 아킬레스건'인 MC사업본부 힘을 줄이고 사업 중심을 H&A사업본부에 두기로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연내 국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고 해당 물량을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또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MC사업본부를 제외하기도 했다. 반면 LG전자는 2분기에도 新가전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를 예상하며 H&A사업본부 중심의 성장세를 더욱 견고히 하기로 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올 1분기 중국 LCD(액정표시장치) 업채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따른 LCD 패널 가격 하락에 발목이 잡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4일 국제회계기준(K-IFRS) 올해 1분기 실적이 매출 5조8788억 원, 영업손실 132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도 디스플레이 부문 부진으로 이번 분기 실적이 반토막 났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6조23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조6400억 원)보다 60.15%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은 5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사업구조를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4월 24일 LG디스플레이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OLED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LCD 올드팹(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역시 중‧소형 패널뿐만 아니라 대형 패널 시장에서도 OLED 패널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닥 찍은 반도체 업계…“非메모리 투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올 1분기 가장 충격이 컸던 시장은 반도체 분야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1분기 실적이 바닥을 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4조12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조5500억 원)에 비해 무려 10조 원이나 줄었다. 삼성의 반도체 분야 영업이익이 5조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4분기(4조9500억 원)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1조3665억 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4조4301억 원)보다 69.2%, 전년 동기(4조3673억 원)보다 68.7% 폭락했다.

이 같은 어닝쇼크로 국내 반도체 업계는 ‘비(非)메모리 반도체 투자 가속화’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70% 정도가 비메모리 분야이지만 국내 반도체 실적의 대부분은 전체 반도체 시장의 30% 정도인 메모리 분야에 쏠려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반도체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비메모리 분야 육성이 향후 최대 관심사로 등장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