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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중소 조선업체, 불황 극복 해결사로 '수리조선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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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중소 조선업체, 불황 극복 해결사로 '수리조선소' 뜬다

수리조선소 '삼강에스앤씨 야드' 전경. 사진=삼강에스앤씨이미지 확대보기
수리조선소 '삼강에스앤씨 야드' 전경. 사진=삼강에스앤씨
최근 선박 수주 급감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조선업체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선박 수리 조선소'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불황을 극복하고 있지만 중소 조선업체는 수리 조선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수리조선소가 '남는 장사'로 통한다. 선박이 수리조선소에서 검사와 수리를 받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1~2주 정도다. 선박 수리가 끝나면 조선소는 대금을 받는다. 독특한 점은 선박 수리에 필요한 중요 기자재 용품은 대부분 선주가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수리조선소는 사실상 인건비만 들어가는 셈이다. 수리조선소는 새 선박을 건조할 때처럼 대규모 인력과 부품 조달이 필요하지 않고 소수 전문 인력만 있으면 가능하기 때문에 이익이 꽤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중소 조선업체는 인력이 넘치지만 일감이 거의 없어 존폐 위기에 처했다"며 "이들 유휴인력을 수리조선소 업무에 배치한다면 인력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현금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빅3가 보유한 LNG운반선 건조기술과 탱커선(VLCC) 건조기술을 중소 조선업체에 이전할 경우 중소 조선업체가 수리조선소 시장에 본격 뛰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탱커선을 수리하면 한 척당 21만 4000달러(약 2억5000만 원), LNG운반선은 38만1000달러(4억50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중소 조선업계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현재 글로벌 수리조선소 시장은 싱가포르가 단연 1위다. 싱가포르 수리조선소 '셈코프 마린'의 2017년 매출액은 4억7100만 싱가포르 달러(약 4000억 원)다. 국내 대형 수리조선소 '오리엔트조선'과 '삼강에스앤씨'의 2017년 매출액이 각각 398억 원과 407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싱가포르 수리조선소 매출액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리조선소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선박 종류를 명확하게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 중소 조선업체가 LNG운반선과 탱커선 수리 기술을 완벽하게 갖춘다면 해외 선주들이 한국에 와서 수리를 받아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