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포장된 제품 다시 뜯는 깐깐한 LG…‘프리미엄’도 급이 있다

“모든 프리미엄 TV가 똑같다면 LG는 절대 프리미엄을 내세우지 않는다.”

14일 경북 구미 산호대로에 위치한 LG전자 구미사업장 A3 공장 생산라인. 직원들이 LG전자 올레드(OLED) TV를 분주히 생산하고 있다. 생산라인 맨 앞에서 올레드 패널 모듈이 투입되자 총 길이 160m에 이르는 생산라인 곳곳에 배치된 직원들이 조립공정, 품질검사공정, 포장공정을 거쳐 12초에 1대 꼴로 올레드 TV를 최종 완성한다.

LG전자 구미사업장은 1975년 2월부터 45년째 TV를 생산하고 있는 LG전자의 핵심 생산기지이다. 이곳에서 1966년 국내 최초로 흑백 TV를 양산한 데 이어 1977년에는 컬러 TV를 생산했다. 2013년부터는 세계 최초로 올레드 TV를 양산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2013년 구미사업장의 올레드 TV 연간 생산량은 3600대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월 2만대 생산을 넘었다. 구미사업장에서 생산된 LG 올레드 TV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3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는 지역별 수요 증가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현재 구미를 비롯해 폴란드 므와바, 멕시코 레이노사 등 9곳에 올레드 TV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LG 올레드 TV 누적 출하량은 올해 1분기 업계 처음으로 400만대를 돌파했다.

박근직 LG전자 HE생산담당 상무는 “구미사업장은 세계 11개 TV 생산법인이 제대로 역할을 발휘하도록 하는 마더팩토리의 역할을 한다”며 “신모델 검증을 철저히 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여 해외법인에 전파하는 활동을 한다. 혁신의 최선봉에 있는 공장”이라고 말했다.

◇ 혹독한 시험 통과한 제품만이 ‘LG 올레드’ 브랜드 부착

LG전자는 고객에게 ‘더 완벽한 상태의 올레드 TV’를 제공하기 위해 이곳 생산라인의 공정 과정을 ▲조립공정 ▲품질검사공정 ▲포장공정으로 세분화 했다.
첫째 단계인 조립공정에서 직원은 공정라인 스크린에 표시된 작업지도서에 따라 올레드 페널을 TV 세트화 하는 작업을 실시한다. LG전자는 생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조립공정 과정에 자동화 설비를 적용했으며, 생산라인에 설치된 카메라가 조립이 완료된 올레드 TV를 스캔해 설계도면과 비교해 누락된 부품이 없는 지 꼼꼼히 살핀다.

조립을 거친 올레드 TV는 이어 ‘품질검사공정’으로 들어간다. 이 공정에서는 제품정보 입력, 와이파이‧블루투스 기능검사, 완벽한 색 표현력을 위한 자연색 조정, 화면 검사, 제품충격검사, 검사결과 판정, 출하모드 설정 등 올레드 TV의 주요 기능 등을 자동으로 검사한다.

LG전자는 고객 관점에서 제품 외관을 면밀히 검사하기 위해 검사원 중 최고 수준의 검사원을 제품 앞‧뒷면에 각각 배치해 LG 올레드 TV의 품질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제 올레드 TV는 마지막 과정인 포장공정만 남겨 두고 있다. 이 공정에서는 직원은 올레드 제품의 측면과 후면을 각각 포장해 박스에 넣는다. 여기서도 라인에 설치된 무인장비가 제품의 테이핑, 품질 관리를 위한 정보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입력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레드 TV는 LG전자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TV로 고객 앞에 당당히 서기 위해 ‘신뢰성 시험’이라는 혹독한 시험 과정을 거쳐야 한다.

LG전자는 이 과정에서 포장까지 완료된 올레드 TV 중 일부를 무작위로 선정해 신뢰성 시험실로 보낸다. 신뢰성 시험실 직원은 포장된 제품을 다시 개봉해 13개 항목 따라 품질도를 시험한다. LG전자의 최고급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의 경우 모든 제품에 대해 품질검사를 이곳에서 다시 실시한다.

240평 규모의 시험실에서는 무작위로 뽑힌 올레드 TV 수백대가 재점검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곳에 상주하는 10명의 연구원들은 육안으로 불량여부를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하고, 동시에 자동점검 장치를 통해 문제가 발생한 제품을 집어낸다. 외부 소음이 차단된 무향실에서는 음질 시험이 진행되며, 기능 시험실에서는 2~3일 동안 올레드 TV의 모든 기능의 점검이 이뤄진다.

조현욱 HE구미품질보증팀 책임은 “포장된 상태로 제품을 받는 고객의 관점에서 제품의 품질도를 검사하기 위해 제품을 포장된 상태로 가져와 해체하고 액세서리와 외관, 성능 등을 전부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 박근직 상무는 “프리미엄 고객 수요 증가, 플랫폼 변화 등에 철저히 대비해 LG 올레드 TV의 프리미엄 가치를 전달하겠다 ”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올레드 TV 시장 규모는 2013년 4000대가 안됐지만 올해 360만대 규모로 6년만에 900배 가량 성장세할 전망이고, 주요 15개 TV 업체들이 올레드 TV 진영에 합류하면서 향후 5년 내 세계 TV 매출 가운데 올레드 TV 비중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IHS마킷은 예상했다.


구미(경북)=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