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대부분 양국 무역전쟁에서 미국의 승리를 점치지만 중국이 일방적으로 당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 가운데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희토류 카드가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을 비롯한 러시아, 미국 등지에 약 1억t 이상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96%가 중국 국경 근처에서 생산되고 있다.
나머지 4%를 생산하는 몰리코프사의 캘리포니아 마운틴패스 광산도 중국이 인수했다.
미국은 현재 휴대폰이나 전기자동차와 같은 전자 장치에 사용되는 배터리 금속을 포함해 국방 및 경제에 중요한 금속 23개 가운데 20개가 넘는 품목들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수입한 희토류의 88%가 중국산이었다.
미 국방부는 자국 군사산업에 대한 위험 요인을 담은 15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대표적 위협요인으로 희토류 시장에서의 중국의 지배력을 꼽기도 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이미 희토류 카드를 내밀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들어 중국의 희토류 수입량이 수출량을 앞지르면서 중국이 희토류 생산과 수출 규제를 동시에 강화해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향후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희토류 수출 규제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희토류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아마다스 인텔리전스는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가 작년 하반기 희토류 생산 쿼터(할당량)를 무려 36% 줄였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상반기 쿼터량을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7만t 수준으로 유지했다가 하반기 생산량을 4만5000t 수준으로 제한했다. 이는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적은 양으로 중국 내 수요도 겨우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강경파 목소리들을 연일 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중국은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진창룽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경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미 보복 카드로 희토류와 미국 국채 매각 등을 언급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