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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북한 1분기 중국서 식량보다 담배 과일 더 수입...식량난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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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북한 1분기 중국서 식량보다 담배 과일 더 수입...식량난 맞나?

국제기구와 한국 비정부기구(NGO) 등이 북한이 식량난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북한은 지난 1분기에 중국에서 식량보다 담배와 과일을 더 많이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식량난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공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난이 지난 10년 사이 최악이라며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을 촉구했고 청와대는 최근 한미 정상간 통화에서 인도적 식량지원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이 지원한 쌀을 북한 노동자들이 남포항에서 하역하고 있다. 사진=RFA이미지 확대보기
세계식량계획(WFP)이 지원한 쌀을 북한 노동자들이 남포항에서 하역하고 있다. 사진=RFA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17일 국제무역센터(ITC)의 수출입 현황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VOA에 따르면, 북한은 1분기 중 밀가루 등 제분공업 생산품 1644만 달러어치, 쌀 등 곡물 180만 달러어치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식량 수입액은 1분기 북한의 전체 대중 수입액(4억5498만 달러)의 약 4% 수준으로, 전년도 같은 분기의 6.5%보다 수입 비중이 줄었다고 VOA는 설명했다.

제분공업 생산품 수입은 지난해 1분기(2694만 달러)에 비해 액수는 1000만 달러 이상, 규모는 39% 감소했다.

제분공업 생산품과 곡물은 북한이 이 기간 중국에서 수입한 전체 품목에서 각각 9번째와 46번째로 전체 수입품목 리스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 기간 중국에서 가장 많이 들여온 품목은 플라스틱이었고, 이어 인조필라멘트 등 인조섬유, 과일·견과류 등의 순이었다고 VOA는 덧붙였다.

특히 과일과 견과류 수입액은 2600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5%를 넘었다. VOA는 품목명이 명시된 1월 자료를 인용해 북한이 감귤과 바나나, 포도와 멜론을 주로 수입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1월 중국산 과일 939만7000 달러어치를 수입했는데 이중 감귤이 548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과 299만 달러, 바나나 등 건조과일 39만 달러, 포도와 멜론이 각각 36만달러와 13만 달러의 순이다.

북한은 2016년 6775만 달러어치의 중국산 과일(견과류 포함)을 수입했고, 2017년에는 6373만 달러어치를 수입했고 지난해에는 8247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북한은 또 중국산 담배수입도 크게 늘렸다. 담배는 2016년과 2017년 각각 수입액이 1879만 달러와 3274만 달러였지만, 지난해 수입규모는 6964만 달러였다. 2년 만에 2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북한의 중국산 담배수입은 1765만 달러로, 제분공업 생산품 수입액보다 많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VOA에 북한의 이같은 수입 구조를 식량난이 아직 본격 시작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현재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식량난은 가뭄에 따른 북한의 봄철 작물에 대한 것이라며, 앞으로 몇 개월 후 수확시기가 되면 정확한 사정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뱁슨 전 고문은 적어도 무역 통계와 북한 내 시장 가격 변화 등을 토대로 볼 때 아직 식량난으로 보일 만한 조짐은 없다도 지적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