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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국토부의 2% 부족한 자료

[G 칼럼] 국토부의 2% 부족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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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집을 장만하려면 연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6.9년이나 모아야 된다고 했다.

지난주 국토교통부는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발표하고 있었다.

연간 소득과 ‘주택구입가격배수(PIR)’라는 것을 비교했더니, 전국적으로는 5.5배, 수도권은 6.9배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가구가 1년 소득을 모두 저축한다고 해도, 5.5년, 수도권은 6.9년을 모아야 자기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내 집을 마련하려면 몇 년 봉급을 고스란히 모아야 한다는 자료는 잊을 만하면 나오고 있다.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시쳇말로 손가락만 빨아야 내 집을 어렵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료다.

그렇지만, 잘못된 자료다. 요즘 표현으로 2% 부족했다. 손가락만 빨고 견딜 수는 있다고 해도,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월급쟁이는 없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먹지 않더라도 세금만큼은 반드시 ‘바쳐야’ 하는 것이다.

작년 조세부담률은 21.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한 것이지만, 단순 계산으로도 월급쟁이들이 내 집을 마련하려면 그 21.2%만큼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내 집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대충 8.3년이다.

그것뿐일 수 없다. 세금보다 더 무섭다는 국민연금도 납부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여기에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까지 감안하면 더 늘어날 수 있다. ‘8.3년+α’다.

게다가, 이 기간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게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의 얘기가 그랬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2019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는 나라 곳간을 채우는 데 중점을 뒀지만, 지금의 상황은 저성장과 양극화,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매우 시급하다”고 밝히고 있었다. 요컨대,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는 것처럼 들렸다.

여당도 거들고 나섰다. 같은 날,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경제 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년에는 보다 공격적이고 선제적으로 재정을 편성·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는 ‘470조 슈퍼예산’이다. 그것으로는 부족해서 6조7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독촉하고 있다. 그런데 내년에는 ‘확장 재정’이다. 그러면 ‘500조’도 돌파다.

그 예산은 당연히 국민 세금이다.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정비례’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8.3년+α+β’가 될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