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고속성장 베트남에 부는 '건설 한류'

공유
5

고속성장 베트남에 부는 '건설 한류'

작년 44억달러 수주 해외수주액의 13%…'포스트 중동' 떠올라
현대·GS건설 등 교통·전력·주택 인프라 개발 진출에 주력

지난 19일 베트남에서 열린 밤콩 교량 개통식에서 시공사인 GS건설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GS건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9일 베트남에서 열린 밤콩 교량 개통식에서 시공사인 GS건설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GS건설
베트남에 '건설 한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세가 장기화되며 국내 건설업계의 수주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시장에서의 수주가 급격히 줄자 건설사들이 최근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베트남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어서다.

정부도 베트남 시장 개척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베트남을 방문,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오는 2020년까지 교역액 1000억 달러를 달성하기로 하는 등 양국 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해 나가자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GDP 성장률 7.08%…건설·인프라 투자 활발


베트남은 지난 2015년 이후 우리나라 3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하는 등 교역, 투자, 인적교류, 관광 등에서 아세안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제1의 협력국가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 눈부신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경제-사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GDP(국내 총 생산량)는 전년대비 7.08% 증가했다. 이는 당초 정부 목표치(6.5~6.7%)를 뛰어 넘은 것으로, 2008년 이래 최고 경제성장률이다.

이같은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최근 건설·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베트남 인프라스트럭처 리포트에 따르면, 베트남 건설시장은 평균 7%대, 인프라시장은 6%대의 고속 성장을 지속, 오는 2027년 건설시장 규모는 45조 9000억 원에 육박하고, 인프라시장은 10조 2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주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베트남 호치민무역관은 “베트남은 우리나라 신남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 파트너국으로서, 양국 간 협력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건설업뿐만 아니라 제조, 유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베트남 건설시장 잡아라” 건설업계 수주 활동 적극

베트남이 급격한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이곳 건설시장 문을 두드리는 국내 건설사들도 늘어났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며 중동지역 건설 수주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수익원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베트남 건설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966년 현대건설이 ‘캄란만 준설 공사’ 수주로 베트남 건설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이곳에서 수주한 총 금액은 390억 달러에 이른다.

수주 실적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수주액은 2016년 23억 달러에서 2017년 12억 달러로 크게 줄었다가 지난해 44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시장 수주 건수는 2016년 85건, 2017년 80건, 2018년 82건으로 연평균 80건 이상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의 맏형 격으로 베트남에서 조선소, 호텔, 발전소 건설 등 다양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최근 베트남 부동산투자기업 ‘비나코넥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베트남 건설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까지 국영기업이었던 비나코넥스는 현재 베트남 내 16개 건설 프로젝트를 포함, 베트남 320만㎡에 이르는 토지를 관리하고 부동산투자기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비나코넥스는 베트남 내 관급공사에 강점을 갖고 있어, 베트남 사회간접자본(SOC)사업 참여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토대로 양사간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도 지난 2013년에 수주한 ‘밤콩 교량 공사’ 개통식을 최근 가졌다. 이 사업은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총 공사금액은 약 2394억 원이다. GS건설과 한신공영이 공동 수주했고, 이 중 GS건설의 지분율은 80%로, 공사금액은 약 1915억 원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제성장을 위한 산업 인프라 구축에 GS건설을 비롯한 한국 건설사들이 한 몫을 담당하고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며 “밤콩 교량을 비롯해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한국 건설의 위상을 더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신도시 개발사업에 힘쏟고 있는 롯데건설은 최근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노바랜드 그룹 본사에서 베트남 노바랜드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쉽을 체결했다.

노바랜드 그룹은 지난 1992년 베트남에 설립된 부동산 개발업체로, 이번 협약을 통해 롯데건설은 호치민시 1군의 ‘더 그랜드 맨하탄’ 및 2군의 아파트 단지 2곳의 시공과 호치민시 및 호치민시 인근의 신도시 개발을 노바랜드 그룹과 공동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노바랜드 그룹과의 협약으로 롯데건설이 베트남 부동산 및 건설시장에서 현지화를 구축해 나가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금호건설 등 다른 국내 큰 건설사들도 베트남시장에 진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