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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리뷰] 전통춤의 주제적 핵심 보여준 춤판…2019 이동숙의 춤 '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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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리뷰] 전통춤의 주제적 핵심 보여준 춤판…2019 이동숙의 춤 '춤, 결'


최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2019 이동숙의 춤’ <춤, 결> 공연이 있었다. 이동숙(세종대학교 글로벌지식평생교육원 주임교수, 순수무용전공)은 동시대의 낭만을 이끌어가는 작은 영웅이다. 이동숙 안무, 정효민(세종대 무용학과 겸임교수) 연출이 선보인 춤은 매너리즘을 정제한 춤이었다. 안무가 이동숙은 자연 질서에 대해 일관성 있는 의식의 우리 춤을 더불어 이끌어가는 열정과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가 재구성하고 엮어낸 춤은 희로애락을 타고 논다.

그녀가 선정한 춤 레퍼토리는 내용의 화애사(華哀辭), 신분의 고저(高低), 장단과 가락의 완급(緩急), 거리의 원근(遠近), 지역의 도농수산(都農水産), 성별의 남녀(男女), 연령의 노소(老少) 등을 고려한 흥미로운 조합을 이루고 있다. 전통춤 세계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이동숙의 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집단의 거울이 되어 신통찮은 입담을 넘어설 정도이며 기교나 태도에 있어서 도도한 격조와 품위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한 것은 국악집단의 음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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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숙의 춤 '춤, 결'


이동숙은 이매방류 살풀이춤, 황무봉류 산조, 재구성 안무한 장고무에 출연하면서 관습의 현대화에 동참한다. 영혼을 담은 춤은 생명이 길다. 장간(場間)은 동행하는 동패들이 강선영류 태평무, 재구성 안무한 한량무, 한성준 원작의 승무를 담당함으로써 관객들이 수준과 감정들을 공유하게 만든다. 이동숙의 춤은 정묘하고 아름다운 춤들을 지향하면서 같은 재료이지만 요리사에 따라 다른 맛을 내는 요리의 이치와 미래 전통춤의 향방을 가늠하게 만든다.

2019 이동숙의 춤 <춤, 결>은 태평무(강선영류)/출연:정경원, 오유진, 정재윤), 살풀이춤(이매방류)/출연 이동숙, 한량무(재구성안무)/출연:김형섭, 산조(황무봉류)/출연:이동숙, 승무(원작 한성준, 기록 이주환, 해독 이흥구)/출연:정효민, 장고무(재구성안무)/출연:이동숙의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동숙의 연기는 사색하는 춤꾼의 무조(舞調), 규수적 제한성을 동반한다. 그녀의 내재적 의지 속에 숨어있는 몸의 문화는 ‘정화와 기원의 의식’과 유희적 성격을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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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숙의 춤 '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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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숙의 춤 '춤, 결'


춤은 시대와 장소, 반주와 조명, 의상과 연출 등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한다. 유파를 달리하며 겹겹이 가지와 층을 이루고 있는 전통춤의 지엄한 굴레는 스승과 선지식을 신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체계로 만들어 버리는 듯하다. 그들의 안목에서 젊은 춤꾼들은 동굴에 유폐되다시피 해서 정신과 기교를 이어받으며 생존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했다. 이런 전통춤꾼들의 내면을 독해하지 못한다면 나이와 출신, 연령과 의상이 다른 유사한 춤들만 보았다고 할 것이다.
이동숙의 <춤, 결>은 유사한 무제(舞題)가 무수히 스쳐지나갔더라도 자신의 춤이 차별화됨을 밝히는 제목이다. 이동숙은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여러 춤 스승들에게 배웠고, 자신이 터득한 춤의 빛깔과 향, 그 결을 움직임으로 담아낸 작업임을 알린다. 작은 춤사위와 디딤마다 스승들의 훈계와 칭찬이 스며들어 있다. 이 날 공연의 주목적은 이동숙의 춤의 미적 존재가치와 지속성에 관한 약속, 자신이 춤 어휘의 일부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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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숙의 춤 '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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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숙의 춤 '춤, 결'


이동숙 춤은 대중성과 예술성의 한 가운데에 있는 학구적 춤이다. 대중적 춤은 관객들과 친절하게 소통해야하고, 예술춤은 여유를 갖고 관객을 휘어잡을 정교한 심리묘사가 수반되어야 하는 법이다. 이동숙은 무모할 정도의 과감한 도전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홀로 우뚝 서며, 일반적 경향을 뒤집고 과감하게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도록 후학들을 격려해왔다. 이동숙 춤은 의미(dianoia), 서술(mythos), 성격묘사(ethos) 측면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야한다.

이동숙, 한국전통춤의 이론 전승과 전통춤 공연에 있어서 단계적 스승들을 떠받히는 큰 버팀목이다. 춤 발전을 위한 그녀의 상상은 무용계에 커다란 도움이 되어왔다. 2019 이동숙의 춤 <춤, 결>은 전통 계승의 반복적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이번 공연에서 이동숙은 교훈적, 기술적으로 자신의 춤이 압도적 우위를 갖기 위한 접점을 모색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자신의 춤 재능으로 춤의 구조가 아닌 상황・비유・이미지에 걸친 결(texture)을 승화시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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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숙의 춤 '춤, 결'

◯이동숙

세종대학교 글로벌지식평생교육원 주임교수(순수무용전공)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

사)한국무용협회 상임이사

이화여자대학교 및 동대학원졸업

세종대학교 무용학 박사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