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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커피원두 수입가격 내려가는데 국내 커피점은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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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커피원두 수입가격 내려가는데 국내 커피점은 가격 인상

오랜시간 앉아 있는 손님 많아 매장 유지 위해 커피값 올려

최근 커피의 원재료인 원두 값은 국제 시장에서 하락하고 있다. 사진=게스천(Gestion)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커피의 원재료인 원두 값은 국제 시장에서 하락하고 있다. 사진=게스천(Gestion)
한국인들의 커피 소비량은 많은 편이다. 2018년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평균 512잔이다. 여러 조사에서 이들 소비자의 대부분은 현재의 커피값에 대해 비싸다고 답한다.

사실상 국민 절대다수가 고객인 시장에서 커피의 값이 비싸다는 것은 국민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대기업 계열인 점까지 고려하면 고가의 커피값은 공정경제의 측면에서도 잘못된 일이다. 더구나 최근 커피의 원재료인 원두 값은 국제 시장에서 하락하고 있다.
페루의 경제매체인 게스천(Gestion)에 따르면 원두 공급시장의 1위를 달리는 브라질이 생산 고도화에 나서고, 2위 국가인 베트남에서도 생산량이 증가하는 등의 이유로 국제시장의 원두 가격은 낮아지고 있다. 이 매체는 특정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의 원두 구매자가 2018년 에콰도르 고지대에서 자란 60㎏ 원두를 3800달러(약 451만 원)에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산지의 원두값 하락 속에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지에서 커피 독점 브랜드의 자국 시장 장악력은 강화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커피기구(ICO)의 조사에서도 원두값 하락 추세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ICO의 '종합 커피 물가지수'에 따르면 파운드(약 0.45㎏)당 원두 값은 지난 4월 1개월 평균 73.68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11월 109.59달러와 12월 100.61달러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ICO는 이같은 하락에 대해 2018/19 커피 시즌 (2018년 4월∼2019년 3월)의 과잉 생산을 원두값 하락의 이유로 분석했다.

이러한 지급 구조가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커피 값이 비싸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회사별로 이름과 구별이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뜨거운 아메리카노 작은 잔'의 범주에 포함되는 커피의 가격만 살펴봐도 비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사이즈는 4100원부터 크기에 따라 7000원 대에 달한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아메리카노 커피 레귤러는 4100~5000원대이며, 롯데그룹의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는 4300~6000원이다. 대기업 소유가 아닌 이디야는 아메리카노 핫은 3200~5000원이다.

참고로 한국의 스타벅스 카페라테 톨사이즈는 4600원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약 3800원, 중국은 약 4300원, 미국에선 약 4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커피 업계 관계자들은 대다수 커피 전문점들의 판매 단가에는 관세와 로열티 등이 다양하게 포함돼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1잔에 4000~5000원 하는 아메리카노 커피는 원료인 원두 가격에 관세 8%, 로열티 5% 안팎, 체인점 가맹비, 유통마진,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 여러 비용이 고려돼 책정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의 지분을 절반씩 지닌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각기 200억 원을 배당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상표·기술사용 계약을 통해 매출의 5%가량을 로열티로 스타벅스에 내고 있다. 1잔에 4100원 하는 아메리카노에 200원 남짓의 로열티가 포함돼 있다.
또한 스타벅스의 커피값이 다른나라 보다 비싼 이유로 카공족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형커피전문점 일수록 매장안에서 공부를 하거나 오랜 시간동안 앉아 있는 손님들이 많아 매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커피값을 올려야 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테이크아웃주문 비중이 미국과 일본보다 약 10% 높게 나타났다.

2012년 관세청에서는 한 잔 분량의 원두 10g의 원가가 세전 123원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현재 국내 최대 커피 생두 유통업체인 GSC 인터내셔널은 에디오피아 예가체트 생두를 1㎏에 1만7300원에 판매한다. 어림해보면 1㎏에서 약 100잔 정도의 커피를 만들 수 있고, 커피 한잔의 원가는 약 173원이다.

하지만, 커피 한잔의 가격에는 커피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커피전문점의 초기비용인 권리비,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도 포함된다. 거기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상가임대료와 인건비, 부자재(빨대·뚜껑·컵), 커피머신, 수도세, 부가세 등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상가임대료는 해마다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소규모 상가의 ㎡당 임대료는 5만4600원이다. 만약 서울에 82㎡(약 25평)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면 월 임대료는 약 447만 원에 이른다.

인건비도 무시할 수 없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전년대비 10.9% 인상된 8350원이다. 한 주에 15시간을 일하는 근로자에게 유급휴일에 제공하는 주휴수당도 챙겨줘야 한다.

'커피와 차' 저자 문준용 박사는 개인 커피점에서 하루에 최소 60잔을 팔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밝혔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송모씨는 "판매자 입장에서 커피 생두가격은 큰 변동이 없으며 커피가격이 오르는 것은 상대적으로 스페셜티 시장이 확장된 것으로 커피가격도 양극화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다른 커피전문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양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가장 비싼 메뉴도 4000원을 넘지 않는다.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확장중이며, 현재 598개의 매장이 성업중이다.

인건비를 없애 커피가격을 낮춘 무인상점 '터치카페'란 새로운 개념의 커피전문점도 등장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