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똘똘 뭉친 게임업계 "게임이 뭘 잘못했나"…'근조 게임' 애도식

공유
0

똘똘 뭉친 게임업계 "게임이 뭘 잘못했나"…'근조 게임' 애도식

게임질병코드 반대 공대위 출범

국내 게임학회·협회·기관 등 88개 단체는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공식 출범했다. (사진=최지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게임학회·협회·기관 등 88개 단체는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공식 출범했다. (사진=최지웅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게임질병코드 문제로 똘똘 뭉쳤다. 게임 관련 단체들을 하나로 묶은 공동 대응 조직을 출범하고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막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 게임학회·협회·기관 등 88개 단체는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공식 출범했다. 공대위에는 한국게임학회, 게임산업협회, 게임개발자협회 등 단체들과 게임 관련 대학 학과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게임을 넘어 콘텐츠산업 전반에 거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위원장을 맡은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이 과연 무엇을 잘못했는가"라고 반문하며 "게임 과몰입에 대한 질병코드 도입은 말이 안 된다. 오늘(이 자리)은 과거의 게임문화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게임문화로 다시 태어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게임산업 애도

"2019년 5월 25일 저녁 멀리 스위스에서 갑작스럽게 비보가 들려왔습니다. WHO에서 게임이용장애라는 이름을 붙여 질병코드로 지정한다는 보도였습니다. 소식을 듣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에 휩싸였습니다."

이날 공대위 측 인사들은 게임 질병코드 지정에 반대하는 의미로 검은색 복장을 하고, 애도사를 낭독했다. 공대위는 "이제 우리는 다시 일어서고자 한다. 게임이 문화가 아니라는 자들에 대항해 당당히 맞서고자 한다"면서 "게임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 완벽하지 못한 모습의 게임을 좋아했다. 게임을 게임으로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총회 B 위원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안(ICD)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WHO의 새 기준은 유예기간을 거쳐 2022년 1월부터 공식 발효될 예정이다. 한국을 포함한 각 회원국은 WHO 권고사항에 따라 게임중독에 관한 질병 정책을 펼치게 된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WHO 결정대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신설하기 위해 후속 절차 준비에 들어갔다. 6월 중 관계부처와 전문가, 관련 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간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다.

국내 게임업계가 게임질병코드 문제로 똘똘 뭉쳤다. 게임 관련 단체들을 하나로 묶은 공동 대응 조직을 출범하고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막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사진=최지웅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게임업계가 게임질병코드 문제로 똘똘 뭉쳤다. 게임 관련 단체들을 하나로 묶은 공동 대응 조직을 출범하고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막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사진=최지웅 기자)

위 위원장은 이에 대해 "협의체는 복지부, 문체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범부처를 포함해야 한다"며 "복지부가 주장한 KCD의 의무적 도입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통계법 22조에 따르면 국제표준분류는 주요하게 참고하라는 것이지 강제로 따라야 하는 규정이 아니다"라면서 "만약 그대로 따라야 한다면 관계기관의 장과 사전에 협의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게임 질병코드 반대를 위한 향후 세부 계획도 공개했다. 핵심 내용은 ▲문체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중기부 등 게임 관련 범부처 참여 민관협의체 구성 제안 ▲공대위 상설 기구화 ▲사회적 합의 없는 KCD 도입 강행 시 법적대응 검토 ▲보건복지부 장관 항의 방문, 보건복지위 위원장, 국회의장 면담 ▲게임질병코드 관련 국내외 공동 연구 추진 및 글로벌 학술 논쟁의 장 마련 ▲게임질병코드 도입 전후 FAQ 제작 및 배포 ▲게임질병코드에 맞설 게임스파르타 (파워블로거) 300인 조직과 범국민 게임 촛불운동 시작 ▲게임질병코드 관련 모니터링팀 조직 ▲유튜브 크리에이터 연대 활동 강화 ▲범국민 청와대 국민청원 검토 등이다.

위 위원장은 "게임이 가진 문화적 자산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연구를 통한 근거를 마련하겠다"며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게임문화가 될 수 있을지 고민과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지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w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