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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4마리 용’에서 ‘꼴찌’로 밀려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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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4마리 용’에서 ‘꼴찌’로 밀려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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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시스


1980년대 세계는 우리나라와 대만, 홍콩, 싱가포르의 경제를 주시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4마리 용(龍)’이라는 ‘별명’을 붙이며 경계했다.

우리는 우쭐했다. 일본을 따라잡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선두를 다툴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다.

그러나, '희망사항'이었다. 세기가 바뀌면서 ‘4마리 용’ 중에서도 서열이 생기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용’에서 ‘지렁이’ 또는 ‘미꾸라지’로 전락한 반면, 싱가포르와 홍콩은 세계 선두의 경쟁력을 갖추고 용트림을 하게 되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평가한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8위로 작년의 27위보다 한 계단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싱가포르는 작년 3위에서 1위로 두 계단을 뛰어올라 국가경쟁력 ‘1등 국가’로 부상했다. 홍콩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2위를 차지했다.
대만도 17위에서 16위로 한 계단 상승, 우리와 10계단이나 ‘격차’를 보였다.

우리나라만 20위권으로 처진 것이다. 그 20위권에서 더 높아져본 적도 없었다. 2011∼2013년의 2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고 했다.

게다가 우리 국가경쟁력은 중국의 14위, 말레이시아의 22위, 태국의 25위보다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위로 뚝 떨어진 일본보다 높은 게 그나마 다행스러울 정도다.

3위부터 10위까지는 미국·스위스·아랍에미리트·네덜란드·아일랜드·덴마크·스웨덴·카타르가 각각 차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4마리 용’ 중에서 ‘꼴찌’를 하고도 할 말은 있는 듯했다. 14개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는 작년과 같은 9위를 유지했고, 인구 2000만 명 이상인 28개 국가 중에서는 한 계단 떨어진 11위를 기록했다는 얘기가 그랬다. 하지만 스스로 위안거리를 찾으려는 ‘자위’처럼 들렸을 뿐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국가경쟁력 추락을 자초하고 만 셈이다. 경쟁력의 원천은 기업인데, 기업을 옥죄면서 경쟁력을 높이기를 바라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는 법인세를 내려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데 우리는 되레 법인세를 올리고 있다. 정권마다 ‘규제 완화, 철폐’를 외쳤지만, 기업들은 오히려 ‘규제 폭포’를 호소하고 있다. 기업의 ‘기’ 좀 살려달라고 했더니, 더 누르려는 ‘반작용’이 돌아오고 있다. 다른 나라는 해외로 떠난 기업을 돌아오도록 유인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럴 마음이 좀처럼 생기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기업이 장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풀어줘야 바람직했다. 경쟁력이 추락해서 구조조정을 하고 ‘감량경영’을 해야 할 판에 일자리를 늘릴 재간은 희박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비아냥대는 소리를 제법 들어야 했다. ▲냄비에서 탈출하지 못한 개구리다 ▲먹을 것 없는 한겨울의 토란이다 ▲혼을 잃은 호랑이다 ▲고령화되는 거대한 양로원이다 ▲느리게 가는 자전거다.…

이런 조롱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도 결국은 기업이다. 기업이 경제를 살려야 우리를 새삼스럽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래야 할 기업이 ‘반기업정서’에 시달리는 게 현실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