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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언론 "중국 정부, 한국에 한 사드보복처럼 미국에 반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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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언론 "중국 정부, 한국에 한 사드보복처럼 미국에 반격 가능성"

애플 GM 메리어트호텔 나이키 디즈니 등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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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당시 롯데와 현대자동차에 했던 것처럼 미국 기업을 상대로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의 네트워크 장비 및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하면서 중국의 가능한 보복 방식에 대해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의 보복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는 불확실하지만 2017년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에 행한 보복이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2016~2017년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을 이유로 전방위적인 보복을 단행했다.

통신은 당시 중국 정부가 자국 국민들의 한국 관광을 제한해 이들을 주고객으로 삼아 온 한국의 화장품 회사들에 피해를 입혔고 롯데쇼핑의 중국 매장 대부분을 화재 안전 규정 위반을 이유로 폐쇄시켰다. 또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해 현대자동차 판매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정보기술(IT) 업체 애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스포츠웨어 업체 나이키, 제약업체 머크, 애니메이션 업체 디즈니, 자동차업체 GM 등이 중국 정부의 보복에 휘말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애플의 경우 향후 12~18개월 동안 아이폰 매출이 3~5%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전체 매출의 5분의 1 이상을 중국에서 거두고 있고 아이폰 등 제품 생산도 중국에서 하고 있다.

다만 중국이 애플을 제재할 경우 제품 생산에 종사하는 많은 중국인들도 피해를 입게 돼 제재가 현실화 될지는 미지수다.
애플이 중국 공장에서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가 140만 명이고 간접 고용인력까지 합치면 4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은나의 스승인데 제자가 어떻게 스승에 반기를 들 수 있겠느냐"며 "중국 정부가 애플에 제재를 가하면 내가 먼저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또 GM과 포드의 중국 매출이 반토막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분기 중국에서 미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GM은 1분기 매출이 같은 기간 2억 달러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통신은 2017년 사드보복 당시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으로 현대자동차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락했다며 같은 일이 벌어지면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받을 충격은 더 심각해질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은 올해 중국에서 30개 이상의 호텔을 추가로 개장할 계획인 메리어트도 보복 대상으로 지목했다.

메리어트는 지난해 티벳과 대만을 별도 국가로 웹사이트에 표기하는 등 중국 정부의 금기사항을 어기다가 엄청난 규모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해킹을 당했다. 당시 언론에선 중국 정부가 정보를 수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메리어트 측은 그러나 중국 내 호텔 대부분을 중국인이 소유·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 밖에도 나이키의 경우 중국 스포츠웨어 업체인 안타가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 가능성을 제기했다. 머크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중국 내 승인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을 보유한 디즈니도 자국 영화관에 상영되는 헐리우드 영화의 수를 제한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