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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중국 매체, 미중 무역전쟁 아편전쟁에 비유하며 애국주의 호소…"트럼프의 실수"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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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중국 매체, 미중 무역전쟁 아편전쟁에 비유하며 애국주의 호소…"트럼프의 실수" 주장도

100년 전 영국과 중국의 아편전쟁을 묘사한 목판화.
100년 전 영국과 중국의 아편전쟁을 묘사한 목판화.
미중 무역전쟁이 화웨이 제재로 한층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은 이 상황을 현대판 아편전쟁이라며 중국 국민들의 애국주의에 호소하는 글들을 연일 싣고 있다.

중국 정부도 미 행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전방위 제재부터 국가보조금 폐지, 외국인 투자기업 기술 이전 요구 금지 등 자국에 가하는 압박에 대해 "가난한사람은 계속 가난하라는 말이냐"며 자국민들의 애국심을 자극하고 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 전 편집장 레슬리 퐁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계열 잡지 '디스 위크 인 아시아'(This Week in Asia) 1일(현지시간)자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미국에 무릎을 꿇지 않을 것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실수라고주장했다.

그는 중국 지도자들은 미국이 원하는 게 대두나 보잉 항공기의 추가 수입 등 무역 수지차원의 양보에 그치는 게 아니라 미국의 의지에 중국이 복종하라는 것임을 알고 있다며 최첨단 기술에서의 주도권 포기 요구는 사실상 자신들을 식민지화하려는시도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19세기 아편전쟁 이후 중국이 영국에 할양한 상하이 내 한 공원에 붙어 있던 '개와 중국인 출입금지'라는 표지판 문구를 언급하며 중국인들에게 지울 수 없는 자존심의 상처였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중국 지도자로선 지금 상황에선 끝까지 싸우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며 그렇지 않고 미국에 항복할 경우 역사가 자신들을 죄인으로 낙인찍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장옌성 수석연구원도 지난달 22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갈등을 촉발한 무역협상 방식이 서구 열강의 침략 전쟁인 아편전쟁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미국은 일괄적인 합의를 원하지만 중국은 단계적인 합의를 원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자신의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는데 이는 1840년(아편전쟁이 발생한 해)을 떠오르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미국은 문화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무역협상을 통해 드러났다"며 "양국 간 갈등을 해결하려면 상호 신뢰회복이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도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일종의 전시상황으로 연결 지어 민심을 단결시키려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최근 공식 발언 가운데 부쩍 전쟁에 대한 언급이 늘어난 것도 그런 이유라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20일 마오쩌둥이 공산당 내 권력를 확고히 장악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1934년의 대장정 출발지 장시성 간저우시 위두현에서 "중국이 새로운 장정에 올랐다"고 선언했다. 이어 21일엔 육군 보병학교를 찾아 장병들의 장애물 돌파훈련을 참관하며 "모든 학업은 전쟁과 승리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과 첨단기술을 둘러싼 미국과의 패권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둔화의 충격을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한 불가피한 희생으로 포장하고 책임을 미국에 돌리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에 발맞춰 연일 반미 칼럼을 싣고 있고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는 하루도 빼지 않고 관영 CCTV 영화채널에 항미원조 전쟁으로 불리는 6.25 전쟁 배경 영화를 방영하기도 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