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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경영권 주도…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불허 부메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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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경영권 주도…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불허 부메랑됐다

혁신성 미흡, 실현가능성도 낙제
오너 숙원사업, 재신청 가능성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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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NH투자증권
키움증권이 허를 찔렸다. 최대주주로 참여한 키움뱅크가 당국으로부터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불허로 판정받았다.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등 유수의 파트너를 우군으로 확보한 터라 탈락의 충격은 더 크다.

◇키움증권 충격의 탈락, 당국 3분기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재추진


키움증권이 충격에 휩싸였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 1순위로 꼽힌 키움뱅크가 예비인가심사에서 인가에서 쓴맛을 봤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전체회의에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대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불허했다. 애초 토스뱅크의 경우 자금조달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며 탈락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자금력은 물론 SK텔레콤 등 쟁쟁한 파트너를 확보한 키움뱅크의 인가불허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두 곳 다 안되리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고 평가결과와 심사 결과를 오전에 듣고 당혹스러웠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키움뱅크가 인가받지 못한 이유로 '혁신성’이 꼽혔다. 키움뱅크가 초점을 맞춘 오픈형 종합금융플랫폼은 증권에다 단순 은행업을 더한 형태로 미흡하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28개 주주사들과 협업해 자영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사업계획도 신용정보법 등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오는 3분기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재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분위기를 보면 지금보다 덜 타이트하게 심사하는 쪽으로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정부와 금융위가 비공개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완화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향후 일정에 대해 "올해 3분기 중 신청을 받으며 4분기 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허가할 방침"이라며 “신규 인가를 재추진해 이번에 신청했던 두 컨소시엄은 미비점을 보완해 재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며, 새로운 신청자들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이 하반기 재인가를 신청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키움증권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오너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3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분현황을 보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실질적으로 키움증권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다우기술로 지분 47.70%을 보유했다. 이 다우기술의 대주주는 다우데이터다. 지분이 40.82%로 가장 많다.

흥미로운 시실은 이 다우데이터의 최대주주가 오너인 김익래 회장이라는 것이다. 김회장이 보유지분은 40.64%로 어머니 21.95%, 아들 김동준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67.41%에 달한다. 오너인 김회장을 꼭지점으로 다우데이터, 다우기술, 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사실상 오너인 김익래 회장 주도…책임경영 강화가 단순은행업 진출로 역

사실상 오너의 영향력이 행사되는 지배구조 때문에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진출같은 굵직한 현안들을 이현 키움증권 대표가 독자적으로 주도했다고 보는 이는 드물다. 지난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당시 가장 먼저 진출의사를 밝힌 것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는 김익래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업은 상황에 따라 대규모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등 그룹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우키움그룹 차원에서 계열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도 김회장의 뜻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미 야구단 히어로즈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는 등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대비해 판을 키웠다”며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크지 않은 상황인데, 굳이 여기에서 처음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관건은 남은 기간동안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키움증권은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주도적으로행사할 것이라는 의지를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최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차원이었으나 정작 심사에서는 ‘증권사의 단순은행업 진출’로 부메랑은 맞았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키움증권이 지분 25.63%를 최대주주로 다우기술 3%, 사람인에이치알 3%, 한국정보인증 2% 등 다우키움그룹 계열사들이 합류하며 키움증권을 포함 특수관계인지분율이 인터넷전문은행 ICT기업의 최대한도인 34%에 근접했다

키움뱅크에 참여한 파트너사는 “경영에 큰 관심이 없으며 자금력있는 증권사에 단순컨소시엄참여사로 이름을 올렸다”며 “혁신도 좋지만 협업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모든 가능성에 대해 키움뱅크의 최대주주인 키움증권은 묵묵부답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3분기 재추진될 예비인가에 신청할지 여부에 대해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지분변경 등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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