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종량세'로 바뀌는 주류 과세체계…맥주 가격 내려갈까?

공유
0

'종량세'로 바뀌는 주류 과세체계…맥주 가격 내려갈까?

ℓ당 캔맥주 415원↓ 생맥주 445원↑ 페트맥주 39원↑ 병맥주 23원↑
수입맥주는 평균 121원 오르고 탁주는 큰 변동 없어

정부가 주류 과세체계를 개편하면서 맥주 등 주류 가격 변동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정부가 주류 과세체계를 개편하면서 맥주 등 주류 가격 변동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이에 맞춰 주류 과세체계가 개편될 예정이어서 맥주 등 주류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당정협의를 열고 내년부터 맥주와 탁주를 시작으로 주류 과세체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개편안에 따라 앞으로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에서 주류의 양이나 부피,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세금이 매겨지게 된다. 2021년부터는 물가와 연동돼 세율이 조정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중 소비자는 맥주와 막걸리 가격 변동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제조원가가 달라 세금 차이가 난 생맥주, 페트병 맥주, 병맥주 그리고 캔맥주에는 일괄적으로 1ℓ당 830.3원의 주세가 적용된다. 즉 내년부터 세금이 ℓ당 생맥주는 445원 오른 1260원, 페트병 맥주는 39원 오른 1299원, 병맥주는 23원 오른 1300원이 된다.

생맥주의 경우 세금이 높아지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생겼지만 당분간 현재 가격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 기재부가 생맥주에 한해 2년 동안 한시적으로 주세를 20% 감세한다는 방침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페트병 맥주와 병맥주의 경우는 세금 변동 폭이 크지 않아 가격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

가장 관심이 많은 캔맥주는 가격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종량세 전환으로 국산 캔맥주 세금은 ℓ당 1343원으로 415원 줄어든다. 이에 따라 500㎖ 국산 캔맥주는 207원 정도의 가격 하락 요인이 생긴다. 주류회사들이 공식적인 입장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캔맥주의 가격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반해 수입맥주는 평균적으로 1ℓ당 709원의 세금에서 121원이 추가로 과세된다. 다만 이번 개편안이 우려했던 수준이 아니고 일부 고가 맥주의 세금이 낮아져 '수입맥주 4캔에 1만원' 마케팅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제맥주의 경우 가격 변동보다는 다양한 고품질의 수제맥주를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길이 열렸다. 기존 종가세에서는 설비투자나 고급 원료 이용 비용이 모두 세금으로 매겨져 다양한 고품질 맥주 개발이 어렸웠다. 이번 종량세 전환으로 투자나 연구가 보다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막걸리로 대표되는 탁주의 경우도 1ℓ당 41.7원 붙는 종량세로 과세체계가 바뀌지만 가격 변동이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탁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세율인 5%가 적용되고 있는데 내년부터 적용된 종량세의 41.7원이 지난 2년 동안의 탁주 납부 세액의 평균값이다. 즉 탁주의 세금은 현재와 큰 변화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시행 시점이 아직 남아 있고 후속작업이 이뤄져야 정확한 변동 가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산 맥주, 특히 캔맥주의 가격이 어느 정도 인하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