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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떨어지고, 대기업 호텔은 늘어나고"…'사면초가' 호텔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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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떨어지고, 대기업 호텔은 늘어나고"…'사면초가' 호텔업계

'웃을 수 없는' 호캉스 열풍…차별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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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 이코노믹 DB
호텔업계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숙박비는 갈수록 떨어지지만 대기업 등 특급호텔이 연이어 들어서면서 고객이 감소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호텔업계는 최근 몇 년 동안 '호캉스'라는 트렌드로 많은 덕을 봤다. '호텔에서 쉬고 먹으며 바캉스를 즐긴다'는 의미의 호캉스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 등의 소비 경향이 자리를 잡으며 나타났다.
2016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줄어든 외국인 관광객의 자리를 이런 호캉스를 원하는 내국인이 채웠다. 이런 이유로 호텔업계는 당시 큰 어려움을 피해갔으며 이후에도 호캉스족은 호텔의 큰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문제는 호텔 수가 급증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2년 국내 호텔 수는 786개였지만 2017년에는 두 배가 넘는 1617개까지 급증했다. 객실 수 역시 8만2209개에서 14만3416개로 74.4%나 증가했다.

공급 과잉 현상이 생기면서 호텔들은 숙박료를 쉽게 올리지 못했다. 오히려 호캉스족을 위해 숙박 요금을 내려야 했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호텔 객실의 1박 숙박의 평균 요금은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상황이다. 2012년 약 13만원이던 평균 요금은 2017년 11만3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여행이 일상이 자리하면서 등장한 여행 플랫폼 등을 이용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호텔 숙박료는 더욱 하락했다. 게다가 동급 호텔과의 경쟁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차별화에도 집중해야 했다.

이와 함께 최근 대기업의 숙박업계 진출이 이어지면서 무한경쟁이 시작했다. GS리테일, SK네트웍스, 신세계그룹은 물론 KT와 KT&G, 대림산업 등이 새 성장동력으로 호텔사업을 강화하면서 호텔업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GS리테일의 경우 2016년 파르나스 호텔을 인수한 후 호텔사업을 새로운 캐시카우로 판단,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네트웍스와 신세계그룹은 자체 호텔 브랜드로의 전환을 통해 호텔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KT와 KT&G 역시 기존 전화국이나 담배공장 등의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문턱이 낮아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호텔을 찾고 있지만 숙박료 등 가격 정체가 이어지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호텔이 꾸준히 등장하면서 호텔업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