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국은행 ‘총재’와 ‘한국은행장’

기사입력 : 2019-06-12 13:40 (최종수정 2019-06-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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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은행장’이 아니다. ‘한국은행장’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총재’는 통화신용정책을 ‘귄위’를 가지고 수립할 수 있다. 정권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들어 ‘소신’이 조금 흔들리는 듯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12일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과 관련, “최근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 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 발언의 ‘진의’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기념사 문구 그대로 해석해 달라”며 애매하게 밝히고 있었다.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 총재의 발언을 “통화의 완화적 기조 가능성을 좀 진전해서 말한 것 아닌가 이해한다”고 해석하고 있었다.

이 총재는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며 금리 인하에 부정적이었다. 지난달 3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을 때도 기자간담회에서 “입장 변화가 없다”고 했었다.

그랬던 이 총재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이었다. 12일 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그 사이에 갑작스럽게 변하지는 않았을 텐데도 말을 바꾸고 있었다.

‘통화의 완화적 기조’에 대한 요구는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1일 ‘2019년 상반기 경제 전망’에서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그런 조짐이 보일 경우 금리 인하를 포함해 통화정책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민간경제연구소도 비슷한 주장을 펴고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돈’이 모자라서 경제가 비실거리는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부는 ‘확장 재정’을 넘어서 ‘팽창 재정’을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 ‘추경’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확장 통화’를 하면, ‘팽창 재정’과 맞물려서 돈은 더욱 많이 풀려나갈 수밖에 없다.

풀려나간 돈 가운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동자금’만 1000조 원에 달하고 있다. 금리가 인하될 경우, 이 엄청난 규모의 부동자금은 조금이라도 수익이 높은 곳을 찾아서 이동할 게 뻔하다. 그것이 부동산일수도 있고, 주식일 수도 있다. 또다른 것일 수도 있다. 투기자금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금리 인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과거, 한국은행의 K총재는 “한국은행의 독립이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대놓고 밝힌 적 있었다. “한국은행이 행정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광의의 정부가 아니라고 하면 곤란하다”고도 했었다.

K총재는 그랬다가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으로부터도 질타를 받았었다. “한국은행이 정권하고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비판이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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