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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대표 공기업 한전·한수원, 올해 '최악 실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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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대표 공기업 한전·한수원, 올해 '최악 실적' 예고?

한수원 내부보고서, 원전 가동률 부진 최대 4900억 당기순손실 전망
한전도 1조9천억 예상...1분기만 7600억 적자, 요금인하 누진제 개편땐 심각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왼쪽)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오른쪽). 사진=뉴시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왼쪽)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오른쪽). 사진=뉴시스
국내 대표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나란히 올해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2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해 말 작성한 내부 보고서에서 올해 당기순손실이 최대 4912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록 이 수치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경우에 도출된 전망치이지만 만일 그대로 실현된다면 연간기준으로 한수원 역대 최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개선된 만큼 지난해 말 전망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며 전망의 의미를 애써 낮추었다.

한수원은 올해 1분기에 당기순이익 4255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652억 원보다 551%나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도 6557억 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비 257% 상승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 원전 가동률이 평균 75% 안팎에 머물러 예년 80~90%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역대 최악은 아니더라도 '2013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수원은 원전부품 비리사건으로 일부 원전 가동이 중단됐던 2013년 1883억 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4~2017년 4년간 매년 8000억 원에서 2조 4000억 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지난해에는 1019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5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는 물론 한수원 내부 보고서도 올해 실적악화 전망의 근거로 원전 가동률 회복 부진과 신규원전 가동 지연을 들고 있다.
올해 원전 가동률은 지난해 65.7%보다 높아지겠지만 2조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내던 때의 80~90%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또한 이미 완공돼 지난해 가동 예정이었던 울산 신고리 4호기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사 강화로 아직 가동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지난해 가동하려던 경북 울진군 신한울 1호기도 안전기준이 강화돼 아직 준공조차 못한 상태다.

한전 역시 내부 문건인 '2019년 재무위기 비상경영 추진계획안'에서 올해 영업이익 2조 4000억 원 적자, 당기순손실 1조 9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한전은 올해 1분기에 당기순손실 7612억 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5100억 원 더 커졌다. 영업적자도 6299억 원으로 2011년 분기별 실적 발표 이래 1분기 기준으로 최악을 기록했다.

문제는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에 난색을 표하면서 오히려 여름철 누진제 개편을 통해 전기요금을 인하하려 하고 있어 한전의 재정 악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탄탄한 실적을 올리고 있던 두 공기업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동반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제라도 이미 완공된 원전은 가동하고 짓다만 원전 건설을 재개해 원전 이용을 정상화해야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을 낮추고 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