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24] 화웨이, 美 이통사 버라이즌에 특허료 10억 달러 요구

중국 화웨이가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에 수백 건의 특허에 대한 특허 로열티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중 간 기술분쟁 불똥이 버라이즌으로 튄 셈이다.

로이터 등 미국언론은 13일(현지 시간) 중국 화웨이가 버라이즌에 수백 건 특허에 대한 라이선스료를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기술기업 중 하나이자 세계 최대 네트워킹 기기 공급업체인 화웨이는 올해 봄 버라이즌이 238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화웨이를 협상대상으로 삼으면서 국가안보상의 위협에 노출되는 회사로부터 기기 구입을 금지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화웨이는 트럼트 정부가 지적하는 안보상 리스크를 부정하면서 트럼프 정권이 자사제품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웨이는 지난 3월 말 서면을 통해 버라이즌에 "우리는 귀사가 특허 포트폴리오에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혜택을 누려왔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화웨이와 버라이즌 양사는 지난주 뉴욕에서 화웨이의 주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몇 통의 e메일과 전화를 주고받았다. 라이선스는 통상 특정 매출액에 대한 비율로 정해 가입자 단위로 지불하게 된다.

화웨이는 수년간 미국 스마트폰 시장으로부터 배제돼 왔으며 특허를 주장해 미국회사로부터 이익을 끌어내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양사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버라이즌은 화웨이 제품을 구입하고 있지 않지만 화웨이가 소유하고 있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20개사 이상의 공급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화웨이의 특허료 청구는 네트워크 기기와 무선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기술들을 망라하고 있다. 게다가 화웨이는 10억 달러를 넘는 특허료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버라이즌 대변인 리처드 용씨는 이 편지에 대한 코멘트를 하지 않은 채 "단순한 버라이즌 수준을 넘어선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보다 광범위한 지정학적 배경을 고려하면 화웨이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국내 및 국제적인 우려로 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 측은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화웨이는 인기 좋은 네트워크 기기에 추가해 170개국에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 최신 기술력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의 행정명령은 미국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들을 화웨이에 팔 수 없도록 하면서 화웨이를 다방면에서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화웨이 스마트폰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에 의존하고 있다.

이후 반격에 나선 중국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델과 같은 미국 기술 대기업이 트럼프 정권의 중국기업에 미국기술 판매금지 정책에 협력할 경우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에 의한 기술이나 기기 구입제한에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미국정부가 안보상의 위협이라며 부당하고 부정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 안보상의 위협이라는 것을 입증할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다. 총도 연기도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