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24] 중국 대학입시 가오카오 “점수는 살 수 있다” 사기·부패 만연 어두운 그늘

기사입력 : 2019-06-2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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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중국의 대학입시 ‘가오카오(高考)’ 시험장 모습.


중국의 전국 통일대학입시 ‘가오카오(高考)’가 지난 7~9일에 실시됐으며 올해는 1,031만 명의 수험생이 도전했다. 중국사회는 일본 이상으로 학력을 중시하는 측면이 있고 일반가정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다. 수험생과 가족에게 가오카오는 인생의 대승부로 여기고 있으며, 그런 심리를 파고드는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수험생을 노리는 사기가 사회적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된 것은 2016년 8월에 일어난 비극적 사건 때문이다. 가오카오에서 뛰어난 성적을 받아 명문대학에 합격한 산둥성의 18세 여자수험생이 당국자를 가장한 전화에서 ‘장학금’ 지급절차를 요구 받고 9,900위안(약 168만 원)을 갈취 당했다.

이 돈은 부친이 일하면서 틈틈이 모은 소중한 대학학비였다. 이 수험생은 자신을 실수를 자책하며 경찰에 피해를 신고한 이후 귀로의 길거리에서 심장발작을 일으켜 사망했다. 이후 사기죄로 기소된 주범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경찰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수험생을 노리는 수법은 다양하다. 가오카오는 한 번의 점수에 따라 지망학교와 학과 진학여부가 결정되는 시스템이다. 시험을 치르고 약 2주 만에 공식사이트에서 자신의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사기그룹은 한시라도 빨리 자신의 점수를 알고 싶은 수험생의 심리를 이용해 가짜점수 확인사이트를 개설해 은행계좌, 소유재산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이스피싱’의 표적으로 삼는다.

메일을 보내 점수 확인 사이트의 가짜링크를 클릭하면 바이러스를 통해 휴대전화의 모바일결제정보 등을 빼내는 수법도 있다. 마찬가지로 가짜사이트를 만들어 대학 관계자를 가장해 “낮은 점수라도 돈을 내면 명문대에 뒷구멍 입학할 수 있다”라고 말을 거는 것 외에도 실재하지 않은 대학을 자칭해 학비를 불입하게 하는 일도 있다. 군의 공인을 위조해 사관학교를 가장해 돈을 뜯어내는 경우까지 있다니 놀랍다.

또 해커를 자칭해 “가오카오의 성적을 수정할 수 있다”며 1만 위안(약 170만 원) 이상을 청구하는 패턴과 입시 전에 ‘시험문제’를 판매하는 사기도 있다. 속은 수험생들은 비리를 시도한 자신들의 책임도 있어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가오카오를 둘러싼 사기가 끊이지 않는 것은 “점수는 돈으로 살 수 있다”라는 통념이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것이 배경에 깔려있다.

교육당국은 이런 소문을 ‘유언비어’라며 일축하고 가오카오의 공정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해외의 유학생들에 따르면 주변의 중국인 학생 및 졸업생들은 “그런 것은 당연하며 돈만 내면 점수를 살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고 증언한다. 또한 중국의 대학에 이러한 ‘비합법적인 수입’이 존재함을 명확하게 밝혀낸 연구자도 있다.

실제로 부정입시에 관여했다고 해서 대학관계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2015년 명문대학인 중국 인민대학의 학생모집을 담당했던 간부가 수험생의 합격여부 판정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약 9년간 학부모들로부터 2,330만 위안(약 39억7,000만 원)을 불법으로 받은 것이 재판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시진핑 지도부의 반부패 투쟁으로 이 같은 입시제도의 어둠은 어느 정도 개선이 된 듯하다. 하지만 사회의 불신을 씻어내는 일은 아직도 멀기만 한 것 같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김경수 편집위원(데스크) ggs0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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