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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타 24] 브래들리 쿠퍼-이리나 셰이크 파국으로 본 ‘오스카의 저주’ 살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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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타 24] 브래들리 쿠퍼-이리나 셰이크 파국으로 본 ‘오스카의 저주’ 살펴봤더니

브래들리 쿠퍼(왼쪽)과 이리나 셰이크(오른쪽).이미지 확대보기
브래들리 쿠퍼(왼쪽)과 이리나 셰이크(오른쪽).


브래들리 쿠퍼와 슈퍼모델 이리나 셰이크가 마침내 파국을 맞았다. 4년 동안 사귀던 두 사람 사이에는 2세 된 딸이 있다. 사실 이 커플의 위기설은 지난해 가을부터 제기됐다. 레스토랑에서 식사 중 두 사람이 아예 입을 열지 않았다는 목격증언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어워드 시즌’ 동안 다양한 레드카펫에 함께 등장하면서 이러한 소문을 일축하기도 했다.
오스카 시상식에서 쿠퍼와 ‘얼리/스타 탄생’의 공동 출연자 레이디 가가가 열렬히 듀엣을 했을 때도 셰이크는 객석에서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지켜봤다. 그러나 이 어워드 시즌 특히 초기에는 유력하게 여겨졌던 이 쿠퍼의 감독 데뷔작은 결국 가가가 주제가상을 받은 데 그쳐 쿠퍼 자신은 빈손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3개월 조금 지난 지금 쿠퍼와 셰이크의 관계는 종료된 것이다.

라이언 필립(왼쪽)과 리즈 위더스푼(오른쪽).이미지 확대보기
라이언 필립(왼쪽)과 리즈 위더스푼(오른쪽).


오스카 후보에 오른 셀럽이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파트너와 행복한 ‘쇼윈도커플’을 연기하는 일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있었다. 가령 벤자민 브랫과 줄리아 로버츠 커플도 로버츠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3개월 만에 헤어졌다. 리즈 위더스푼과 전 남편 라이언 필립이 별거를 발표한 것도 위더스푼이 ‘앙코르(Walk The Line)’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대략 반년 후다. 그러나 필립이 ‘손절매(Stop-Loss)’의 공동 출연자 애비 코니쉬와 불륜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는 등 부부 관계에 대한 좋지 않은 추측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위더스푼과 필립이 파국에 이른 것은 위더스푼이 23세 때로 이제야 두 사람은 함께 “그 때는 자신들이 어렸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이 어워즈 기간 동안 이처럼 탈을 쓰는 것은 물론 경력 때문이다. 누구라도 오스카에는 목을 매고 싶다. 하지만, 어떤 연기파나 대스타여도 노미네이트되거나 최 유력후보로 불리는 찬스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모처럼 그 기회가 왔을 때 사생활의 ‘네거티브’한 가십이 나돌아서는 투표자의 기분에 영향을 줄지도 모르고, 연기를 보는 것에 집중해 주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것만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는 심리다.

니콜 키드먼(왼쪽)과 톰 크루즈(오른쪽).이미지 확대보기
니콜 키드먼(왼쪽)과 톰 크루즈(오른쪽).


또, 커플사회인 미국에서는 레드카펫을 걷는 데 있어 곁에 누군가 있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인식이 있다. 공개석상에 애인과 함께 하지 않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에비에이터’로 주연배우부문에 처음으로 후보에 오른 2005년에는 당시 사귀던 지젤 번천을 동반하고 있다(이 커플 역시 오스카 후에 결별했다). 톰 크루즈와 이혼한 뒤 ‘디 아워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니콜 키드먼이 나중에 말했듯이 그날 밤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파트너 측면에서 보면 이렇게 옆에서 웃어 주는 것이 한 번은 사랑한 사람에 대한 배려이며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어워즈 시즌’의 가혹함은 이상하다. 메이저인 시상식 외에도 후보자는 투표자를 위한 시사회에 따라오는 질의에 응답을 주며, 칵테일파티에서 정색을 하고, 라디오나 TV에 출연한다. 그런 많은 시간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집에 가면 무심코 긴장해 버리거나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때때로 줄을 서서 플래시를 받을 만한 파트너는 그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사실은 모른다. 그런 식으로 겉으로 좋은 얼굴을 보이고 있는 동안 뒤에서는 이미 있던 금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것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제시 제임스(왼쪽)과 산드라 블록(오른쪽).이미지 확대보기
제시 제임스(왼쪽)과 산드라 블록(오른쪽).


그런 가운데 조금 다른 것은 산드라 블록의 케이스다. 그녀도 ‘블라인드 사이드’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당시 남편 제시 제임스와 이혼했다. 하지만 블록 본인은 이 시상식의 밤 자신은 사생활에서도 행복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게 뒤집힌 것은 시상식의 약 10일 후. 블록이 뉴스성이 높아지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제임스의 외도상대가 가십잡지에 모든 것을 폭로한 것이다. 그 여자는 타투모델 겸 스트리퍼로 블록이 ‘블라인드 사이드’의 촬영으로 부재중인 동안 쭉 제임스와 관계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고백을 시작으로 또 다른 불륜상대를 자처한 여성이 나오고 제임스가 스트립클럽에서 화려하게 돈을 쓴 사실 등도 부각됐다. 인생 최고의 시기를 망친 블록은 다음 달 이혼을 신청했다.

이 커플의 경우 가면을 쓴 것은 한 쪽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스스로의 의사가 아니고 타인에 의한 것이 되었다. 이후 블록이 애인을 동반해 레드카펫을 밟은 적은 없다. 하지만 거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지금도 아직 톱스타 자리에 군림하는 그녀에게 액세서리는 필요 없는 것이다. 사랑해 주는 척하는 남자는 없어도 그녀에게는 온 세상에 많은 팬이 있다. 그럴 만한 사람과 나누는 정도라면 차라리 혼자서 듬뿍 ‘사랑의 샤워’를 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