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24]화웨이, 美정부 상대로 소송 “우리 장비 되가져가는데 웬압류?”…미국은 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 장비를 미국에서 중국으로 되가져 가던 중 알래스카 관리들이 수출허가 요건 조사를 하다가 무려 20개월째 창고에 장비를 압류당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한가운데 놓여있는 화웨이는 자사 통신장비에 사용자 정보를 빼돌리는 이른바 백도어 프로그램을 설치해 중국정부에 제공해왔다는 스파이 의혹에 시달려 오고 있다.

가제트360 등은 22일(현지시각) 화웨이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냈다가 자국으로 되가져 가는 자사 통신장비가 미국 수출관리규정(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s) 적용 대상인지 여부를 묻는 소장을 지난 21일 워싱턴 법원에 냈다고 보도했다.
세계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이자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이기도 한 화웨이는 미 상무부가 불특정 장비를 다시 중국으로 옮길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거의 2년 동안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소장에 따르면 이 장비는 테스트를 위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져온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화웨이 통신장비를 중국 정부 스파이 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화웨이는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21일 미 컬럼비아주 워싱턴 연방법원에 접수된 소장에 따르면 “피고(미정부)는 이같은 요청을 했을 때 이런 장비에 대해 가리키지도 않았고 허가 결정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장비를 그저 놔뒀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소장에서 “지난 2017년 7월 자체 제조한 컴퓨터 서버, 이더넷 스위치 같은 통신장비를 테스트하기 위해 화웨이 캘리포니아 연구소로 보냈다”고 밝혔다. 시험이 끝난 후 이 장비는 중국으로 다시 출하되는 과정에 있다가 압류된 상태다. 화웨이는 소장에서 “신청할 필요가 없었기에 허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장비는 화웨이 미국지사 임원의 통제하에 있었다.

문제의 장비들은 중국으로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알래스카에 거쳤다가 압류됐다. 화웨이는 소장에서 “화웨이 미국법인이 알고 있는 한 이 장비는 관료주의에 따라 알래스카 창고에서 감금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관리들은 수출 허가서가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했다. 화웨이는 이 장비에 대한 모든 요청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이 통신장비가 통제대상에 속하지 않았고,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만들어졌으며, 처음에 온 나라로 반환됐기 때문에 별도 허가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화웨이는 상무부에 자사 장비 출하를 허가하거나 불법출하됐다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화웨이의 변호사들은 “상무부 관계자들이 20개월 동안 수수방관하면서 반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압수 장비에 대해 법원에 “트럼프 정부가 불법적으로 조치를 보류했거나 불합리하게 지연시켰다는 점을 밝혀달라”고 판결을 요청하고 있다.

이 수출 보류된 장비는 화웨이와 미국 정부 간의 또 다른 논란거리다. 앞서 미국정부는 화웨이를 이란 최소 4개 은행과 거래하면서 대 이란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해달라고 캐다다정부에 요청, 그녀를 긴급체포했다. 이란과의 불법 은행거래 사건 책임자로 기소된 멍완저우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밴쿠버법원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미국 송환에 맞서면서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의 딸인 멍 씨는 12월 미국 검찰의 요청으로 캐나다 당국에 체포됐다. 그녀가 억류된 직후 중국 당국은 캐나다 시민 2명을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기업 목록에 추가해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미국 소프트웨어(안드로이드 OS)와 핵심 반도체 부품을 구입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