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위)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3시 균형위가 열기로 했던 한전공대 범정부지원위원회(지원위) 제3차 회의가 전날 갑자기 무기한 연기됐다.
이 3차 회의에서는 특별법 등 법령 마련, 정부·지자체 지원규모, 총장·교수진 채용계획, 학생 수와 교과체계 등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특히, 그동안 연구용역업체 A.T.커니가 수행해 온 '한전공대 설립 기본계획안'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았었다.
그러나 균형위에 따르면, 일부 차관들이 이날 회의에 참석할 수 없어 균형위가 회의 개최를 잠정 보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부처 차관들이 참석을 회피한 이유는 지자체와 한전이 요구하는 정부의 재정지원 규모에 대해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전은 그동안 한전공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법적 토대 마련과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정부부처 특히 기재부와 산업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재정지원 규모가 커질 경우 형평성 문제뿐 아니라 야권의 반발도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전과 정부부처간의 견해차는 생각보다 클 수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3차 회의가 다음 개최 일정도 잡지 않은채 연기됐기 때문이다.
균형위 관계자는 "제3차 회의가 조만간 개최될 것"이라면서도 "아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배임 혐의로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한전 경영진이 점차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 아닌지 추측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수익악화를 경영진이 방치하면 이는 배임이 될 수 있지만 경영진이 전기요금 현실화와 수익개선을 위해 정부 설득 등 최선을 다한다면 비록 정부 설득에 실패하더라도 배임은 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따라서 지난 21일 한전 이사회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안 승인을 보류한 것도 실적악화를 막기 위해 경영진이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한전 경영진은 한전공대 설립과정에서 한전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지원 확대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고 따라서 정부와 한전간의 견해차를 조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오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는 한전공대는 설립비용 약 5000억 원, 매년 운영비 약 6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전남도와 나주시는 각각 2022년부터 10년간 매년 100억 원씩 총 2000억 원을 발전기금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