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기업 압박 없었다면 성장률 하향도 없었다

공유
0

[초점] 기업 압박 없었다면 성장률 하향도 없었다

이미지 확대보기
정부가 ‘2019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2.6~2.7%에서 2.4~2.5%로 0.2% 포인트 낮추면서 한 말은 “추경안이 7월중에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추경 통과’를 전제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짰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또 강조한 말은 ‘투자’였다. 홍남기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브리핑하면서 “점차 확대되는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투자를 늘리기 위해 ‘세제 인센티브 3종 세트’ 등의 유인책도 발표하고 있었다.
실제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당초의 1%에서 ‘마이너스 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건설투자 증가율의 경우는 ‘마이너스 2%’에서 ‘마이너스 2.8%’로 더욱 낮게 전망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정도의 유인책으로 설비투자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 17.4%’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뚝 떨어졌던 설비투자 증가율을 ‘마이너스 4%'까지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는 1분기 해외직접투자를 보면 알 수 있다. 141억1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9%나 늘어났다. 그 중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제조업의 해외투자는 무려 140.2%가 증가한 57억9000만 달러에 달했다. 제조업의 해외투자 역시 1분기 투자로는 역대 최고였다.

그 이유는 쉬울 수밖에 없었다.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대폭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강행 등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을 ‘양산’했기 때문이다. 거꾸로 얘기하자면, 기업들을 밖으로 내몬 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 투자하기는 힘들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쁜 방한 기간 동안에도 우리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미국에 투자해준 한국 기업, 그것을 이끌어준 대기업 총수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 있는 총수들은 모두 사업 천재(비즈니스 지니어스)”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는 소식이다.

하반기에라도 기업의 투자를 늘려 올해 성장률 2.5%라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하나뿐이다. 그 해결책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제시하고 있다. 여야 5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서서히 골병이 들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한 것이다. 투자를 늘리려면 박 회장이 하소연한 ‘골병’을 해소시켜서 ‘기’를 살려줄 일이다.
기업의 투자가 ‘보통수준’만 유지했더라도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는 상황에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