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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미국, 이란 자리프 외교장관 제재대상 지정 보류…대화창구 확보 차원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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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미국, 이란 자리프 외교장관 제재대상 지정 보류…대화창구 확보 차원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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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사진)을 현 단계에서 제재대상에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사정에 정통한 두 관계자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미국정부가 외교적 협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보라고 해석된다.

므뉴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6월24일 자리프 외무장관이 조만간 제재대상으로 지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재대상이 될 것을 미리 알면 해당 인물이 미국 내 자산을 국외로 옮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사전에 밝히지 않는다.
소식통들은 최근 2개월 새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리프 장관의 제재대상 지정을 미룬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외교적 수단으로 이란의 핵개발 등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게 외교가의 평가다.

관계자 중 한명은 “냉정한 의견이 우세했다. 우리는 제재대상 지정이 특별히 유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하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당분간 자리프 외무장관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재무부 내부에서는 자리프 외무장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겠다고 기자들에게 발표하기 위한 문안이 이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프 장관은 다음 주 유엔에서 열리는 분쟁과 기아, 성 평등, 기후변화 등의 과제해결을 위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관한 각료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을 하기 위해서는 미 정부의 비자발급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르프가 실제로 참석하면 미국이 당분간은 그를 제재대상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자리프 장관이 아직 제재대상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지난 9일에 있었던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자리프 장관은 중요 인물이며 또 다른 정보를 입수하는 대로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 국무부는 그의 제재대상 지정보류 결정에 대해 코멘트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국무부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란과의 협상에 전제조건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다시 인용했다.

므뉴신 장관은 자리프에게 어떤 제재를 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6월 24일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등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금융시스템의 이용과 미국 내 자산에 대한 접근을 금지했다. 이 제재에 대해 기자에게 설명했을 때 자리프도 제재대상으로 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7월4일 자리프가 이메일로 이란 이외에 자산과 계좌는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제재가 현실이 되더라도 개인적으로 전혀 문제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