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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대형 OTT '웨이브' 출범 임박…글로벌 공룡 넷플릭스 따라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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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대형 OTT '웨이브' 출범 임박…글로벌 공룡 넷플릭스 따라잡나

옥수수-푹 통합 서비스 ‘웨이브(WAVVE)’ 9월 출격 대기
넷플릭스 지난 1년새 192% ↑…유료 가입자 수 184만명
글로벌 OTT 지각 대변동…하반기 애플TV+·디즈니+ 출범
웨이브, 콘텐츠 제작비 2000억 확보…1300만 회원 공략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3사의 푹(POOQ) 간 기업결합 심사가 진척을 보이고 있다. (사진=옥수수, 푹 웹사이트)이미지 확대보기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3사의 푹(POOQ) 간 기업결합 심사가 진척을 보이고 있다. (사진=옥수수, 푹 웹사이트)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3사의 푹(POOQ) 간 기업결합이 순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기업 결합으로 탄생할 대규모 토종 OTT가 넷플릭스에 대항할 새로운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7일 옥수수와 푹의 기업결합 경쟁 제한성 검토를 마치고 각 기업들에게 조건부 승인 의견이 담긴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 대한 양 측의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 회의를 거쳐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콘텐츠 차별거래 금지’에 대한 일부 조건 하에 두 서비스의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SKTSK브로드밴드와 지상파 3사의 콘텐츠연합플랫폼은 OTT 통합에 합의했다. SKT는 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행하고, 통합법인 전체 지분의 30%를 소유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양 측은 최대한 빠르게 공정위의 심사를 완료하고 오는 9월중 새로운 통합 서비스를 출범할 계획이다. 새로운 서비스의 공식 이름은 ‘웨이브(WAVVE)’로 결정됐다.

국내 OTT 업계에서는 웨이브가 현재 국내 OTT의 주도권을 쥔 ‘넷플릭스’에 견줄 만한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웨이브는 옥수수 가입자 약 950만 명, 푹 가입자 400만 명으로 총 1300만 여명을 보유하게 된다. 중복 가입자를 고려해 실제 구독자가 줄어든다고 해도 꽤 많은 인원이다. 웨이브는 각 서비스가 따로 보유한 콘텐츠를 한 플랫폼에 같이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 편의 향상을 꾀하고, 콘텐츠 수급과 제작에 더욱 공을 들여 토종 OTT로서의 경쟁력을 더욱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 한국 웹사이트 이미지(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넷플릭스 한국 웹사이트 이미지(사진=넷플릭스)

그러나 넷플릭스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16년 1월부터 한국에 공식 서비스를 출시한 넷플릭스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7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 수는 184만 명으로, 전년 대비 192% 성장하면서 덩치가 3배 가까이 커졌다.

특히 미국드라마나 영국드라마, 영화 등 글로벌 인기 TV시리즈에 호응이 높은 2030세대 시청자가 전체의 69%를 차지, 이들을 중심으로 호응도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넷플릭스는 모든 콘텐츠를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고,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대 5인이 동시에 볼 수 있는 요금제로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강점을 보유했다. 넷플릭스 측은 “오리지널 콘텐츠 중 요즘 최고 인기 시리즈인 ‘기묘한시리즈 시즌3’는 지난 4일 공개된 지 4일 만에 전 세계 4070만 계정이 시청하는 등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국내 첫 오리지널 시리즈인 ‘킹덤’ 역시 전 세계 수백만 계정이 시청해 큰 관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넷플릭스의 저력에 맞서기 위해 웨이브 역시 콘텐츠 확보와 제작 투자를 더욱 강화해 나가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달 박정호 SKT 사장은 5G 플러스 전략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디즈니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콘텐츠 수급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CJ ENM과의 콘텐츠 제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웨이브는 20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해 놓은 상황으로, 이를 활용해 자체제작 콘텐츠와 마케팅을 전개할 전망이다.

글로벌 OTT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와 함께 하반기를 기점으로 애플의 애플TV+, 디즈니의 디즈니+가 출범을 앞두고 있고, 향후 워너미디어 등 글로벌 IP기업들의 OTT 출범이 임박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OTT 시장이 글로벌 기업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서는 토종 OTT 기업들의 진흥을 위한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방송 미디어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마인드로 OTT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OTT 시장에서 (한국 OTT 서비스들이) 밀려선 안된다. 위기 의식을 갖고 OTT 성공을 위한 책임감을 지닐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