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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총파업까지 부른 홍콩 반정부시위…환율하락 등 경제적 악영향도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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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총파업까지 부른 홍콩 반정부시위…환율하락 등 경제적 악영향도 가시화

5일부터 단행된 총파업으로 발이 묶인 홍콩의 시민들이 지하철역 승강장에 허탈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5일부터 단행된 총파업으로 발이 묶인 홍콩의 시민들이 지하철역 승강장에 허탈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지난 6월 이후 홍콩에서 계속되고 있는 매 주말의 대규모 반정부시위는 8월 첫째 주말로 9주째에 들어갔다. 시위대 행렬은 경찰 바리케이드를 넘어 사전에 허가된 루트를 벗어나 큰길을 전진했다. 루트를 벗어난 것으로부터 항의시위는 ‘불법집회’로 간주되어 8월3일 밤에는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한다는 경고의 검은 깃발을 내걸었다. 그리고 오후 9시30분 구룡 지구의 시위자들에 최루가스가 쏟아졌다.

지난 몇 주간에 걸친 경찰의 강력한 경고와 빈발하는 폭력에도 불구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들에게 위축될 기미는 없다. 시위대가 해산을 거부하고 신호에 대한 전력선을 절단하고 경찰서 계단에 불을 붙이는 등 과격화되면서 오후 8시45분부터 구룡 지구의 왕자오 역 근처에 기동대가 배치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 항의시위의 계기가 된 것은 범죄 용의자를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 조례 개정안을 홍콩정부가 제의한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3일은 시위의 마지막 날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5일 파업의 실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홍콩의 95개의 노동조합과 34곳의 은행직원 수백 명의 지지되며 폭넓게 업종이 항의활동에 참가하는 총파업이 열리고 있다. 홍콩에 도착할 항공기는 200편이 결항, 지하철과 버스도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일부 홍콩 주민들에게는 비록 민주화를 지지하고 있지만 항의행동에 동참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미 경찰과의 충돌로 체포된 44명의 시위자는 최고 10년의 징역형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폭동죄’로 기소되어 있다. 한 홍콩 주민은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를까 봐 익명을 조건으로 항의행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최루탄을 맞고 체포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었다.

3일 밤 왕자오에서 출발한 시위가 허가된 루트에서 벗어나 고급 쇼핑가인 침사추이로 향하는 바람에 많은 가게는 일찍 문을 닫고 쇼핑객들은 황급히 대피했다. 언론은 보통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번화가가 불쾌한 듯 조용해졌다고 보도했다.

계속되는 시위로 인한 혼란은 홍콩경제에도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콩 통화당국은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하지만 홍콩 달러의 가치는 6월 이후 불안정해지고 있다. 7월14일 블룸버그는 제목으로 홍콩 달러가 ‘2018년 3월 이후 최장 연속 하락’국면에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분쟁으로 교착상태에 있는 가운데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안이 홍콩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인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멍만저우가 캐나다에서 체포돼 미국에 인도될지가 논란이 된 사건을 그 배경으로 꼽는다.

존스홉킨스대학 쿵펑 교수는 지난달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정부는 미국인 또는 외국인을 체포해 중국 본토 법원에 보내는 일종의 복수수단으로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홍콩 시민뿐 아니라 미국 시민들도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