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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전쟁에 금융시장 '패닉'...환율 급등하고 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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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전쟁에 금융시장 '패닉'...환율 급등하고 주가 하락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겹치며 올 경제성장률 2% 위협

일본의 우리나라 백색국가 제외와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에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우리나라 백색국가 제외와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에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DB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잇따라 금융시장을 흔드는 악재들이 등장하며 환율과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관세전쟁을 넘어 환율전쟁으로까지 번졌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와 동일한 1215.3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1220원을 돌파했으나 차익매물이 나오며 상승세는 제한됐다.

환율상승은 원화의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게 결정적 이유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원화가 위안화 움직임을 따라가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데 위안화 가치가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원화가치도 동반 하락한 것이다.

코스피는 최저치를 다시 이탈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1.51%(29.48%) 하락한 1917.50에 마쳤다. 이날 주식시장 개장 직후 코스피는 1899.94로 주저앉으며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피가 1800포인트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3년 2개월만이다.
지난 5일 ‘검은월요일’을 연출한 코스피는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코스닥은 무려 7% 넘게 떨어지면서 600선이 무너져 불과 하루 만에 시가총액 50조 원이 증발했다.

금융시장을 흔든 대형변수는 미국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이다.

미국 재무부는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환율조작국 지정은 미-중 환율전쟁의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부과 발표에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이 이번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맞대응했다”며 “미국이 무역분쟁의 전선을 환율까지 넓히며 공세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태도도 강경하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위안화 '포치(破七:7위안을 넘는 것)'를 넘는 것을 용인하는 등 위안화약세로 반격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도 중국당국의 위안화약세 용인은 흔들림이 없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9683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날보다 0.66% 오른 수치다.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전 거래일보다 0.63% 오른 7.14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0년 홍콩 역외시장 개설 이래 달러 대비 위안화가치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관건은 미중환율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의 중요 쟁점 중에 하나가 위안화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위안화약세를 암묵적으로 대폭 허용한 것은 미국의 추가 관세인상에 대한 보복 조치이자 중국의 협상의지가 강하지 않음을 시사한다”며 “중국이 무역협상의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하고 위안화 약세에 조심스러웠던 행보를 보인 것과 사뭇 다르다”며 “중국은 지난달부터 국내부동산에 대한 규제강화, 러시아로부터 대두수입확대 등에 나섰는데, 미국과의 전면전과 위안화 약세에 대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방어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단 중국이 위안화 약세들 더 세게 밀어붙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글로벌 수요가 약한데다, 금융시장 내에서 자금유출 우려와 달러부채 관련 기업부담같은 위안화 약세의 역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며 “위안화는 달러당 7위안 전후의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금 등은 안전자산의 강세가 지속될지도 관심사다. 미중무역전쟁 위험이 확대되며 금 등 안전자산은 주식과 거꾸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시카고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12월물 금도 전날보다 0.66% 상승한 온스당 1486.20달러로 15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양쪽이 사태 장기화를 대비하고 있으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는 카드일 수 있다”며 “중국의 경기가 나빠진 게 아닌 상황에서 발생한 미중환율전쟁으로 협상내용에 따라 안전자산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국제적인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현재 사태가 국내 경제와 증시에 악영향을 미쳐 최악의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 2% 달성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진에 이어 소비, 수출, 투자 등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 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겹치며 당분간은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경기기부양을 위해 지난달에 이어 10월이나 11월 중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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