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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짚고도 헤엄 못친 ‘정유 4社’…SK이노 등 실적 큰 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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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짚고도 헤엄 못친 ‘정유 4社’…SK이노 등 실적 큰 폭 하락

SK이노, 매출 상승 불구…영업익·반기순익, 46%·61% 급감
GS칼, 오늘 실적발표…실적급락 유력, 1분기순이익 반토막
현대오일, 반기순익 63% 감소…S-Oil, 적자 전환 ‘빨간불’

“국내 정유 4사는 독과 구조입니다.”

2011년 하반기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최중경 장관의 말이다. 당시 국내외 유가가 사상 최고를 갱신하자, 유가 안정을 위해 정유업계가 나서야 한다면서 꺼낸 이야기이다.
독과 구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추락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5조95221억 원이 전년 동기(25조6041억 원)보다 1.4% 늘었다.

독과 구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추락했다.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독과 구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추락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다만, 경영 실적의 마로미터인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8286억 원, 3805억 원으로 각각 46.1%(7076억 원), 61.4%(6049억 원) 크게 감소했다.

상반기 정제 마진이 줄어서인데, 실제 두바이유는 지난해 7월 하순 배럴당 72달러에서 이달 24일 63달러로 12.5% 하락했다.

이 기간 싱가포르 시장에서 석유제품 가격 역시 휘발유가 지난해 배럴당 80달러에서 올해 72달러로, 경유는 84달러에서 78달러로 각각 10%, 7%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싼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 팔아도 이윤이 많지 않은 구조인 셈이다.

업계 2위 GS칼텍스는 이날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지만, SK이노베이션과 비슷할 전망이다.

◇ GS칼텍스, 오늘 실적 발표, 개선 어려울듯…1분기 순익 ‘반토막’


실제 GS칼텍스는 1분기 매출 7조9526억 원, 영업이익 329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1573억 원), 17.4%(488억 원) 증가세로 선방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분기순이익은 873억 원으로 51.6%(1802억 원→873억 원) 줄면서 반토막이 났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비용 부담으로 순이익이 줄었다”면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업계 분위기가 대체적으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현재 반기 실적을 집계하고 있지만, 이 회사의 1, 2분기 실적을 본지가 합산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조4607억 원으로 전년 동기(10조2131억 원)보다 2.4% 늘었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은 2552억 원, 1499억 원으로 57.2%(3411억 원), 62.9%(2543억 원) 크게 줄었다.

◇ S-Oil ‘빨간불’…반기순익이 적자 전환


S-Oil은 더 심각하다. 반기순이익이 적자 전환하면서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 기간 S-Oil의 매출은 2.4%(11조4140억 원→11조6834억 원)로 능었지만, 영업이익은 1798억 원으로 72.6%(4774억 원) 급락했다. 이 같은 이유로 S-Oil은 반기순손실(338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유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닫던 2011년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최고 3조원에 이르면서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해 나머지 3사도 역시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 4사의 실적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면서도 “이들 기업의 실적이 국제 유가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이들 4사의 석유제품 수출은 201억 달러(24조4000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8.5%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 산업의 수출 감소에 역시 8.5%.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