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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이끈 임병연 ‘한 우물’ 뚝심 "2030년 세계 7위 화학업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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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이끈 임병연 ‘한 우물’ 뚝심 "2030년 세계 7위 화학업체 되겠다"

롯데케미칼, ‘화학 본원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2분기 연속 정상 우뚝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사진 왼쪽)가 지난 1월 여수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사진 왼쪽)가 지난 1월 여수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국내 화학업체 롯데케미칼은 요즘 신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화학 업계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 된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경쟁업체 LG화학을 제치고 2분기 연속 업계 1위 자리를 거머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병연(55) 롯데케미칼 대표는 아직 배가 고프다. 임 대표는 오는 2030년 롯데케미칼을 세계 7위 화학업체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야심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임병연의 특명 “잘 하는 것을 더 잘하자”

1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 2분기에 매출액이 4조346억원, 영업이익이 34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화학업계 영원한 맞수 LG화학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성적표다. LG화학은 올 2분기 매출액 7조1774억 원, 영업이익 2675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LG화학을 제치고 2분기 연속 업계 정상에 올랐다.

업계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양사 사업전략에서 이번 실적 명암이 갈린 것으로 풀이한다.

롯데케미칼은 임 대표 지휘 아래 석유화학사업에서 범용제품 위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다.
이에 비해 LG화학은 고부가제품 확대와 전기차 배터리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임 대표는 대표적인 화학 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는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1989년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 지난 2004년 호남석유화학 신규사업팀 부장을 맡은 그는 2017년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말 롯데그룹 임원 인사에서 롯데케미칼 대표에 내정됐다. 그리고 올해 3월 롯데케미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경영행보에 들어갔다.

임 대표는 롯데케미칼 수장이 된 이후 롯데그룹 화학사업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국내 생산 거점인 여수, 울산, 대산 공장에서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임 대표는 경쟁사가 전기차 배터리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 분야로 눈을 돌릴 때에도 ‘잘하는 것을 더 잘하자’라는 기치로 석유·화학 본원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한 우물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우선 한국 납사, 미국 셰일가스,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등으로 원료를 다변화해 시황 악화라는 위험 부담을 줄이고 자회사를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2030년 매출 50조 원 세계 7위 화학업체로 '껑충'

롯데케미칼 자회사 롯데비피화학은 내년 10월까지 울산공장 내 초산과 초산비닐(VAM)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증설이 완료되면 현재 75만톤(초산 55만톤, 초산 비닐 20만톤)인 연간 생산능력이 105만톤(초산 65만톤, 초산 비닐 4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경쟁력 확보’ 기치를 높게 보고 있다. 화학 제품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롯데케미칼은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역내 화학제품 수요는 부진하겠으나 미국 ECC/MEG 설비 프로젝트의 실적 기여로 3분기 영업이익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향후 4년간 3조7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해 오는 2030년 세계 7위 화학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에 이어 국내에 대규모 생산 거점을 확보해 3만 명에 육박하는 국내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케미칼은 올해 5월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현대오일뱅크와 ‘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HPC) 투자합작서’를 체결했다. 이번 투자는 합작사 현대케미칼(현대오일뱅크 60%·롯데케미칼 40% 지분)이 지난해 5월 발표한 HPC 건설 프로젝트의 하나다. 두 회사는 2021년 상반기 완공될 HPC에서 비닐과 합성수지, 플라스틱 등 원료를 생산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HPC 투자 합작을 발판 삼아 오는 2030년에는 매출 50조 원대 세계 정상급 화학기업으로 우뚝서겠다"고 강조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