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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EU, 유럽산에 미국 정부 보조금 주는 '핵심광물협정' 곧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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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EU, 유럽산에 미국 정부 보조금 주는 '핵심광물협정' 곧 타결

양측 브뤼셀에서 협상…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차관은 협상 타결 낙관 밝혀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그래픽=엘리먼트스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그래픽=엘리먼트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유럽산 핵심 광물에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미국 정부 보조금을 제공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곧 마련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 협상단 대표인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차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측과 협상에 대해 “우리가 집중적으로 협의했고, 나는 희망적이며 낙관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잘 진행됐고, 우리가 협정안을 타결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미국과 EU 간 핵심 광물 협정을 유럽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다른 현안과 연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3월 일본과 핵심 광물 협정을 체결했고, 현재 EU, 영국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한 백서에 따르면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 '배터리 부품 요건'은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전체 부품 가치 중 50%(2029년까지 100%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이 북미 지역 안에서 제조 또는 조립되면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부여하도록 했다. 또 '핵심 광물 요건'에선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2027년까지 80% 이상으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해야 나머지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도록 했다.

재무부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추출한 광물이라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해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원산지를 FTA 체결국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IRA를 시행하면서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과 유럽연합(EU) 회원국, 영국 기업에도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미국산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주는 내용이 들어 있는 IRA에 서명해 발효시켰다. 이 법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전기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졌거나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장착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일본산 전기차 배터리를 IRA 수혜 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협정을 지난 3월 28일 체결했다. 미국과 일본이 상대국으로 수출하는 배터리용 핵심 광물에 수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이 협정에 담겼다. 일본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일본산 배터리 핵심 광물 요건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이번 협정으로 배터리 핵심 광물에 대한 미국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는다. 이번 협정은 2년마다 재검토되고, 협정이 적용되는 광물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망간 등이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러시아 등 '우려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핵심 광물이 IRA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 IRA 세부 규정에서 ‘외국 우려 기업(FEOC)’의 정의를 명확히 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3월 31일 IRA 세부 규정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FEOC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이나 부품을 사용한 전기차는 미 정부가 제공하는 7500달러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각각 규정을 시행하게 돼 있다. 재무부는 세부 규정을 발표할 당시 FEOC를 구체적으로 지정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배터리용 주요 광물의 95%를 수입했다. 특히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 90%를 중국에서 들여왔다. 전구체(98%)와 흑연(91%), 코발트(90%) 역시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핵심 광물 보유국이고, 광물 원료를 가공해 제품화하는 제련시설이 중국에 집중적으로 포진해 있다.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은 지난달 22일 한국을 방문해 주요 이차전지 기업의 경영진들을 비공개로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한국 업계는 IRA에 따라 사실상 거래 금지 대상이 될 FEOC어느 곳인지 명확히 함으로써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와 포스코퓨처엠, SK아이이테크놀로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소재·부품 기업의 부사장급 임원들과 만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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