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국내 제약산업 역사에 '한 획'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SK그룹이 1993년 신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 사업을 추진하면서 설립된 신약개발 전문회사다. 이후 신약개발에만 몰두하며 하나둘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설립 3년 후인 1996년 FDA로부터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개발에 힘을 실었다. 한결같은 R&D로 SK바이오팜은 결국 지난해 FDA로부터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를 승인받았다.
그중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글로벌 임상연구, FDA 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이뤄낸 국내 최초 의약품으로 제약산업의 새 역사로 남게 됐다. 여기에 미국 직판 체계를 구축한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미국에서 직접 제품 판매와 마케팅을 맡고 있다.
수노시는 SK바이오팜이 1상 임상시험를 마친 2011년 수면장애 질환 글로벌 1위 기업인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수출 한 신약이다. 재즈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인수해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이끌어 냈다.
글로벌 무대에서 신약개발 능력을 입증한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 코스피 상장으로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청약 경쟁률 323.02대 1, 공모가 4만 9000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3조 8373억 원 등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임을 스스로 보여줬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 처음으로 상장과 동시에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상장 과정에서도 주식 시장의 역사를 다시 썼다.
다만 상장 후 첫 실적 발표인 지난 2분기 SK바이오팜은 5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SK바이오팜의 2분기 매출은 21억 원에 그쳤고 영억손실은 578억 원에 달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허가 후 올 5월에서야 엑스코프리가 출시됐고 수노시와 관련한 재즈의 로열티가 포함되지 않아 영업손실이 컸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효과적인 현지 마케팅 전략으로 실적을 개선할 전망이다.
◇ R&D 바탕으로 '글로벌 종합제약사' 목표
SK바이오팜은 그동안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혁신신약을 개발해온 만큼 앞으로는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출시 이후 판매‧마케팅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하는 '글로벌 종합제약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의 생명과학연구원에서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 중국 등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그중 SK라이프사이언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임상연구와 마케팅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은 중추신경계와 항암 분야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희귀 신경계 질환 치료제 렐레노프라이드 ▲집중력 장애 치료제 SKL13865 ▲조현병 치료제 SKL20540 ▲조울증 치료제 SKL-PSY ▲뇌전증 치료제 SKL24741 등이며 내년에는 뇌종양 치료제의 글로벌 1상 임상시험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특히 희귀 뇌전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카리스바메이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신약은 희귀 질환 중 하나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Lennox-Gastaut Syndrome) 치료를 위한 의약품으로 SK바이오팜은 이를 수노시, 엑스코프리의 뒤를 잇는 FDA 허가 3호 신약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팜은 R&D 능력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경력 R&D 인력 등을 채용하고 있다. 유능한 인재를 영입해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는 것.
SK바이오팜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은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핵심 역할인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회사다. 앞으로 R&D 강화와 오픈 이노베이션 등으로 중추신경계와 항암 분야 등에서 다양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SK바이오팜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조정우'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는 추진력과 결단력이 있는 경영가로 평가받는 인물로 SK바이오팜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인하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텍사스A&M대학교 대학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조 대표이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금호석유화학 금호생명과학연구소를 거쳐 2001년 SK라이프사이언스 랩장으로 영입되면서 SK그룹에 발을 들였다. 이후 신약사업부문장,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수행했고 2017년 3월 SK바이오팜 대표이사에 오르며 회사를 진두지휘 해왔다.
조 대표이사는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중 가장 크고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시장에서 직판체제를 구축했다. 파트너십 없이 현지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큰 도전이었으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직접 설득하는 뚝심 하나로 미국 진출을 추진, 결국 성공을 거뒀다.
특히 조 대표이사는 2년 단위로 신약을 내놓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SK바이오팜과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수노시, 엑스코프리 이상의 신약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으로 이를 위해 현재 R&D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조 대표이사는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신약으로는 최초로 미국에 직접 진출한 역사를 썼다. SK바이오팜의 성장은 물론 대한민국이 '제약바이오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