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로 '날개'를 달다
씨젠은 2000년 9월 문을 연 '글로벌 분자진단 전문기업'이다. '인류의 건강 증진을 위한 분자진단의 대중화 실현'을 목표로 다양한 기술을 구축하며 글로벌 감염병 진단 시장을 선도해 왔다.
분자진단이란 인체에서 채취한 혈액, 소변, 조직 등으로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DNA와 RNA를 분석,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는 체외진단 검사법이다. 높은 정확도와 빠른 결과 도출로 조기 진단과 맞춤 치료를 가능케 해 코로나19는 물론 메르스(MERS), 신종플루(H1N1), 조류 인플루엔자 검사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20년간의 연구개발(R&D)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선 씨젠은 현재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 감염증, 호흡기 감염병 등 100여 개 이상 제품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특히 기존 제품들이 한번에 한 개의 유전자를 검사하는 기술이라면 씨젠은 '멀티플렉스' 기술을 이용해 1회 검사로 다양한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하는 역량을 갖췄다. 최근 선보인 코로나19와 독감, 감기를 동시 진단하는 키트인 'Allplex SARS-CoV-2/FluA/FluB/RSV Assay'가 대표적이다.
국내외에서 분자진단으로 이름을 조금씩 알린 씨젠은 지난해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9년 중국에서 코로나19 발병 소식을 접한 후 전 세계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것으로 판단,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뛰어들었다. 씨젠은 지난해 1월 16일 개발에 착수했으며 같은 해 2월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진단키트의 긴급 사용승인을 획득했다.
한발 빠른 R&D와 제품 개발로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공을 세운 씨젠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긴급 승인을 받으며 K방역을 전 세계에 전파했다. 그동안 씨젠은 67개 국가에 5000만 테스트 물량 이상의 진단키트를 수출하며 전 세계의 코로나19 극복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높아진 이름값만큼 지난해 실적도 껑충 뛰었다.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씨젠은 2019년(1220억 원)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한 1조 188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진단업계 최초로 '1조 원 클럽' 가입을 예고했으며 올해도 고성장이 예상된다.
◇'분자진단' 넘어 '새로운 도약' 준비
씨젠의 목표는 하나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역량을 높여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포함해 150여 종의 진단키트 제품을 67개 국가에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 독일, 브라질 등 총 7개의 글로벌 네트워크 해외법인을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를 아우를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씨젠은 코로나19 사태로 앞으로 신속·정확하면서도 간편하게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 진단할 수 있는 분자진단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멀티플렉스 기술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시장 수요에 맞는 후속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방침이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진단키트가 첫 작품으로 씨젠은 현재 이 제품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여기에 해외 법인 추가 설립, 새로운 시장 개척, 글로벌 인재 영입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에서의 발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국가나 지역별로 맞춤 제품을 개발·사용할 수 있도록 '현지 개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수합병(M&A), 신사업 투자 등으로 회사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예정이다.
씨젠은 이를 위해 특히 R&D에 집중하고 있다. 창업 당시부터 총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입한 씨젠은 전 직원(676명)의 3분의 1에 달하는 280여 명이 연구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올 상반기에만 연구 인력을 기존의 2배인 600여 명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 R&D를 가속화 하는 한편 생산시설도 확충도 추진 중이다.
씨젠 관계자는 "씨젠은 창립 이래 건강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기술과 진단 제품을 개발하며 감염병 진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 국민, 나아가 전 인류를 바이러스로부터 지켜내겠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