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 시기가 흔히 나타나는 여드름성 병변 외에도 주사(혈관이 계속해서 확장해 마치 과음한 것처럼 얼굴이 붉어지는 질환) 등 각종 질환이 악화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말한다.
김규석 센터장은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피지량이 10%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온도와 습도를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사광선을 너무 오래 쐬거나 불에 가까이하는 것을 피하고 매운 음식도 자제하는 것을 권한다. 또 땀을 흘린 상태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모공이 막혀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니 외출 후 집에 돌아가면 곧바로 꼼꼼하게 세안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피부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보면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 피부일 뿐 실제로는 장이나 위장 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가정이나 직장 등에서 비롯된 스트레스가 담화로 변하고 이 열이 피부 염증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담화를 가라앉히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동시에 열과 관련한 염증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드름성 병변과 주사 외에 ‘아토피’ 또한 여름철 환자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질환 중 하나다. 습하고 끈적이는 여름에는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 빈도가 높아지고 기존 증상도 더 심해질 수 있다.
김 센터장과 경희대학교 침구경락융합연구센터 박히준 교수팀은 최근 보완대체의학분야 SCIE급 국제학술지인 ‘BMC Complementary Medicine and Therapies(IF=2.833)’에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침 치료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센터장은 “이 연구는 ‘침 치료만으로 아토피 환자의 가려움증을 제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됐다”면서 “36명의 경증-중등증 아토피 환자를 침 치료군(18명)과 가짜침 치료군(18명)으로 나눠 일주일에 2회씩 4주간 침 치료를 진행했다. 이후 4주간의 결과를 관찰한 결과 치료를 시작한 2주 이후부터 개선 효과가 나타났고 이 효과는 침 치료가 종료된 이후에도 4주간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특히 잔여효과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증상이 회복된 후 치료를 중단하더라도 몸의 전체적인 균형이 잡힐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더욱 유의미하다”고 전했다.
아토피 환자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한방치료만 권하는 것은 아니다. 김 센터장은 “진물이 많이 나거나 가려움증이 극심한 급성기에는 양방치료를 통해 빠르게 상태를 호전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다만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부작용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기존 양방치료에 대한 대안으로 침 치료를 고려해볼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희대한방병원 한방피부센터와 경희대학교 침구경락융합연구센터 연구팀은 침 치료가 아토피와 함께 소화불량 증상 완화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 그와 관련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아토피는 일종의 면역 과잉 반응인데 면역계 물질의 70% 이상이 소화기에 존재한다. 실제로 아토피를 앓는 성인의 경우 그렇지 않은 성인보다 위장 질환 발생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는 침 치료를 진행하자 아토피가 나아질수록 소화기 쪽의 문제도 함께 개선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추가 연구를 통해 침이 작용했을 때 위장 내 기능 등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침 치료의 기전을 밝혀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