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과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떠오르며 'K바이오'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AZ)와 노바백스 백신을, 한국코러스와 휴온스 컨소시엄은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을 생산하는 데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미국 모더나와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mRNA-1273'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해외 코로나19 백신이 총 4종으로 늘며 한국이 코로나19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 한국, 코로나19 백신 총 4종 생산…'글로벌 백신 허브' 우뚝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모더나와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mRNA-1273'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D.C.의 윌라드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해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부터 모더나 백신 원액을 무균 충전, 라벨링, 포장하는 완제의약품(DP) 생산을 시작하게 된다. 이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수억 회분의 백신은 미국 외 지역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위탁생산 계약으로 우리나라는 현재 공급되는 모든 종류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AZ)와 노바백스 백신을 원액부터 완제품까지 위탁생산하고 있으며, 한국코러스와 휴온스가 각각 꾸린 컨소시엄에서는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백신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 국내 바이오 업계 훈풍…백신 공급난 해소도 기대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mRNA 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생성,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현재까지 국내 업체 중 mRNA 백신을 자체 개발하거나 생산을 맡은 곳은 없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이 최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은 것은 원료의약품(DS) 생산이 아니라 완제의약품(DP) 생산에 그치기 때문이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원액 생산은 스위스 론자가 맡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생산관리와 품질관리 수준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mRNA 백신 생산시설을 한국에서 갖고 있고 동남아 등 아시아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기회에 mRNA 기초 지식 관련 기술이전을 받는 방향으로 협력 방안을 빠르게 확대해야 하고, 단기간에 mRNA 기술 축적을 이루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DP 생산 능력이 검증된 만큼 모더나 외 다른 바이오사와의 추가 DP 계약 체결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공급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모더나 백신 4000만 회분(2000만 명분)의 국내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국내에 생산기지가 마련됨에 따라 향후 생산분을 국내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협의가 이뤄진다면 백신 공급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정은영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지난 23일 한미 백신협력 브리핑에서 "모더나의 (기존) 계약분은 해외에서 생산된 완제품 형태로 공급받는 것으로 돼 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생산 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앞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물량이 국내에 공급되도록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바이오 업체들은 진단키트 수출을 통해서도 K바이오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테키트러스트의 유럽 인증(CE)을 받아 신속항원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와 함께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종합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최근 씨젠은 독일,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등에 이어 쿠웨이트 정부와 약 52억8000만 원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휴메딕스는 이탈리아, 프랑스, 콜롬비아 등에 코로나 19 진단키트를 수출했다. 휴마시스, 진시스템, SD바이오센서 등도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