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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제일약품家 3세의 무거워진 어깨, '의약품 도매상' 숙제 해결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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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제일약품家 3세의 무거워진 어깨, '의약품 도매상' 숙제 해결 정조준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후 연구개발 투자↑, 제일약품 체질개선 산실 기대

제일약품 본사 전경(사진=제일약품)이미지 확대보기
제일약품 본사 전경(사진=제일약품)
제일약품이 오너3세 경영시대를 열면서 기업 체질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간 신약 개발을 집중육성해온 젊은 피를 통해 '의약품 보따리상'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원년이 될 것이란 훈풍마저 부는 분위기다.

16일 제일약품에 따르면 올해부터 제일약품 사장으로 승진한 오너 3세 한상철 사장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와 신약 개발과 임상 현황을 수시보고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20년 5월 설립된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신약 개발 및 후보물질 등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으로, 한 사장이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설립과 동시에 존김 박사를 초대 CEO로 영입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한 사장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실적만 놓고보면 현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시장 평가는 높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은 0원, 당기순손익만 98억원에 달하는데다 자본은 마이너스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1년에 이어 지난해 말 26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서 460억원의 투자 금액을 확보했다.

◆제일약품 체질개선 비밀병기 '온코닉테라퓨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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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계가 한 사장 행보에 주목하는데는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제일약품의 유일한 연구개발 자회사라는 점 때문이다. 1959년에 설립된 제일약품은 연간 매출 7000억원 수준의 중견제약기업으로 몸집을 키웠으나 다른 회사 의약품을 떼다 판매하는 사업구조로 '의약품 보따리상'이란 고질적 숙제를 품어 왔다.

특히 2017년 74.49%였던 상품비중은 매년 증가하면서 지난해 3분기 79.2%까지 치솟았다. 상품 비중이 높은 것은 연혁이 오래된 제약기업들의 특징이다. 그러나 제일약품은 압도적으로 이 비중이 높아 '판매상'이란 불명예 꼬리표를 달아야 했고 이로인해 수익성에 발목잡히면서 결국 지난 2021년 창사 이래 첫 적자전환이란 시련마저 경험한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한 사장은 신약개발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이면서 제일약품에 대한 '문제'는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 한 사장은 제일약품 창업주인 고 한원석 회장의 손자이자 한승수 제일파마홀딩스 회장의 장남으로,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로체스터대학원에서 경영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뒤 2006년 제일약품에 입사했다.

출처=제일약품 2022년 3분기 보고서.이미지 확대보기
출처=제일약품 2022년 3분기 보고서.

입사 후 항암사업부와 마케팅, 경영기획실을 경험한 뒤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 현업부서를 두루 거친 경험을 발판삼아 최근 몇년간 제일약품 체질개선 중심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한 사장이 설립한 온코닉테라퓨틱스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2021년부터 제일약품 연구개발비율은 5%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7%에 육박하는 등 신약개발에 적극 투자중이다.

제일약품은 지분 86.5%를 보유한 온토닉테라퓨틱스에 투자와 동시에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도 이전시키면서 신약 개발과 임상 능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대표적으로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 'JPI-289'와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JP-1366'가 있다. 현재 JP-1366은 임상3상을 진행중이다.

더군다나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오너경영자가 올해부터 사령탑에 오르면서 제일약품의 중장기 성장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사장은 지난 2005년부터 17년간 제일약품을 이끌었던 성석제 대표와 '투톱 체제'를 유지하며 경영수업을 받은 지 7년만에 승진했다. 향후 '원리더'에 올라 '오너경영'의 장점을 살리면서 방향성 자체를 신약개발로 삼을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다만 빠른 체질개선은 어렵다는 것이 제약업계 평가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을 개발에는 오랜시간과 돈이 많이 들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며 "제일약품이 물꼬는 틀었지만 당장 체질을 개선하기는 어렵겠지만 점차 파이프라인을 늘리면서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체질개선이 개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