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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기업, ‘AI’ 앞세워 바이오 시장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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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기업, ‘AI’ 앞세워 바이오 시장 넘본다

화이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AI를 활용해 임상 계획 설계, 데이터 분석을 불과 약 11개월 만에 진행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사진은 미국에서 첫 백신 접종받는 샌드라 린지 간호사.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화이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AI를 활용해 임상 계획 설계, 데이터 분석을 불과 약 11개월 만에 진행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사진은 미국에서 첫 백신 접종받는 샌드라 린지 간호사. 사진=AFP/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각종 질병 진단, 신약 및 치료법 개발 등 첨단 바이오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생성형 AI 기술은 이제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투입되고 있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첨단 AI 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충분히 학습한 의료용 AI는 △환자의 증상을 객관적이고 통계학적으로 분석해 의사가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방대한 임상 데이터에서 가장 유효한 치료 방법을 빠르게 추려낼 수 있으며 △이미 알려진 약물을 다양하게 조합해 새로운 신약 후보 물질을 단기간에 찾아내거나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화이자는 AI를 활용한 임상 계획 설계, 데이터 분석 등으로 불과 약 11개월 만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바 있다.
물론, 이만한 기능과 성능의 의료용 AI를 개발하려면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갖춘 방대한 규모의 AI 데이터센터가 필수다. 글로벌 규모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거느리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과 각종 의료기관 및 제약사들의 협력은 필연인 셈이다.

지난해 9월 MS는 디지털 병리 솔루션 및 임상 AI 분야 선두 기업 페이지(Paige)와 AI 암 진단 모델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미 여러 암 종류에 대한 50만 개의 슬라이드와 10억 개 이상의 이미지로 초기 암 진단 모델을 개발한 페이지는 MS의 방대한 AI 컴퓨팅 능력을 활용해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진단 AI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MS는 또 지난해 4월에 건강 소프트웨어 회사 에픽과 손잡고 챗GPT를 활용해 환자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챗봇을 구축했으며, 제약사 노바티스와 손잡고 AI 혁신연구소를 설립하고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단백질을 생성하는 AI ‘에보디프’도 공개했다.

구글도 지난해 5월 게놈 분석 및 단백질 모델 예측에 특화된 클라우드 기반 AI 솔루션 2종을 선보였다. 당시 슈에타 마니아(Shweta Maniar) 구글 클라우드 생명과학 전략 및 솔루션 부문 디렉터는 “새로운 AI 솔루션은 신약 개발을 가속하고 치료제를 더 빨리 시장에 출시해 생명과학 분야를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7일 구글이 설립한 신약 개발 기업 아이소모픽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 및 노바티스와 저분자 화합물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만 각각 17억 달러(약 2조2300억원)과 12억 달러(약 1조5700억원)에 달한다.

첨단 AI 반도체에 힘입어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도 헬스케어 및 바이오산업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7월 엔비디아는 AI 신약 개발 벤처 리커전에 5000만 달러(약 660억원)를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자사의 신약개발·세포분석용 생성형 AI 클라우드 서비스 ‘바이오네모(BioNeMo)’를 더욱 고도화하며 의료기관 및 제약사들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생명공학기업 암젠과 함께 질병의 진행과 퇴행을 모니터링하고 중증질환 환자를 위한 개별화된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는 AI 기반 정밀 의학 모델 시스템 ‘프레이야’의 개발에 참여했다.

CES 2024 기간이던 지난 8일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JP모건이 주최한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 참석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황 CEO는 “AI를 활용한 생명공학 기술은 이제 가장 유망한 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신약 개발은 물론 DNA 구조와 수술실 데이터까지 모두 AI와 만나고, 모든 실험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