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송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들의 손을 들어준 신 회장에게 감사를 전하며 자신들은 이사회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송 회장 "신 회장의 대승적 결단에 깊은 감사"
송 회장은 "늘 한미를 돕겠다 하셨던 신 회장의 대승적 결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한미는 신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송 회장은 "한미 지분을 해외 펀드에 매각해 한미 정체성을 잃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한미의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대주주들은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가야한다"며 "신 회장과 대주주 가족이 힘을 합쳐 더욱 발전된 한미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송 회장과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은 신 회장과 모녀의 주식 444만4187주를 1644억원에 신 회장에 매도하고 공동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주매매계약 및 의결권 공동 행사 약정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이사회 구성 및 의결권 공동 행사 △우선매수권 △동반매각참여권 등이 포함됐다.
해당 계약으로 모녀는 특수관계인 지분 보유비율이 48.19%가 되며 전체 의결권의 과반에 이르는 지분을 확보했다.
앞서 신 회장은 올해 초부터 진행된 한미일가 경영권 분쟁에서 장차남인 임종윤, 임종훈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약 3개월 만에 등을 돌린 것이다. 신 회장이 변심한 이유에는 두 형제의 경영과 상속세 해결방법 부재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0년 고 임성기 회장이 별세하면서 2308만여 주가 송 회장과 자식들에게 상속받았는데 이로 인해 약 5400억원 규모의 부담을 안게 됐다.이들은 5년간 분할하기로 납부했는데 아직 절반가량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한 오버행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 회장이 선택했던 두 형제는 뚜렷한 경영 행보도 없고 해외 사모펀드 매각 등의 구설수, 상속세 마련 방안 부재 등으로 신뢰가 사라지자 직접 나섰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잔여 상속세 문제 해결, 오버행 이슈도 사라질 듯
반면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남아있는 상속세에 대한 이슈를 해결하면서 오버행 이슈도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경영인을 기용하면서 두 형제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경영인 고용은 신 회장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를 통해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는 모녀와 형제 각각 5대5로 구성돼 가능하다.
다만 두 형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두 형제 입장과 관련해 한미그룹에 문의했으나 아직 추가적인 입장은 없는 상황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