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미약품의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 회장, 임 부회장(이하 대주주 연합)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시 주주총회를 청구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기점으로 경영권 분쟁 종결 선언 3주만에 재점화 된 것이다.
앞서 2차 경영권 갈등이 발생했을 당시 신 회장이 송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매수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송 회장과 신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두 형제는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다.
장남인 임 사장은 3인의 이사 추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신 회장 1명을 이사회 진입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지지하지만 2명 진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사항이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지지 필요한데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차남인 임 대표이사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다른 대주주들께서 언급하셨던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이미 현재 한미사이언스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말하며 대주주 연합의 뜻에 반기를 들었다.
또한 그는 이날 일부 언론과 만나 "대주주 연합과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으로 우리 형제들과 논의된 것은 없다"며 "신 회장의 일방적인 믿고 따라와식 행동으로 올해 초 진행된 OCI그룹과 통합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형제 반대로 즉각적 이사회 인원 증가 불가능
형제들이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이사회 내부적으로 이사회 인원 증가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주주 연합은 지분으로 이사회를 늘리기 위해 임시 주총을 청구한 것이다.
정관 개정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인 66.7%가 찬성해야 한다. 대주주 연합 측이 보유한 지분은 48.19% 유리한 상황이다. 반면 두 형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29.07%로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의 표가 중요한 상황이다.
다만 소액주주들은 형제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이준용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소액주주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두 형제는 회사 가치를 20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 말하고 주총 이후 사실상 보여준 것이 하나도 없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소액주주들은 당시 간담회 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도 지난 3월 정기 주총이 진행되기 앞서 두 형제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어 두 형제의 표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한편 임시 주총은 두달 뒤인 9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