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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합병 안한다…이사회 중단 결론, 주주들 "과제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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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합병 안한다…이사회 중단 결론, 주주들 "과제 많아"

셀트리온 반대 vs 제약 찬성, 의견 갈려
서 회장 중립 견지 후 다수측 의견 따라
'주주 원할 때 합병' 원칙 고수 여운 남겨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이 무산됐다. 셀트리온 사무동 전경 모습. 사진=셀트리온이미지 확대보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이 무산됐다. 셀트리온 사무동 전경 모습.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그룹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양사 합병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현 시점에서 합병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는 셀트리온 소액 주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16일 이사회에 앞서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는 양사 합병에 대해 주주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주주 설문조사와 회계법인의 외부평가, 글로벌 컨설팅사가 참여한 내부 평가를 진행했다.
양사 특별위는 합병 시너지, 재무적·비재무적 위험 요소, 자금 요소, 사업성 요소, 주주의견 등 5개의 항목으로 나눠 합병 추진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먼저 주주 설문조사에서 셀트리온 주주들은 다수 반대를, 셀트리온제약 주주 다수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설문에 응한 셀트리온 주주들은 합병 여부에 대해 찬성 8.7%, 반대 36.2%, 기권 55.1%의 의견 비율을 보였다. 찬반 다수 의견에 대주주 지분을 합산한다는 원칙을 다수인 반대 의견에 적용하면 반대 비율은 최종 70.4%로 추산됐으며 여기에 기권 의견까지 합하면 96%의 주주들이 합병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 의견을 낸 주주들은 58%가 현재의 양사 합병비율이 만족스럽지 않다, 21%는 자회사로 합병 시 실익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반대 의사 표명 주주들은 합병을 추진할 경우 주요 선결조건으로 '합병 비율에 대한 재검토'를 꼽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셀트리온 소액주주는 그외에도 선결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 관계자는 "합병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숙제가 많은 상황"이라며 "합병비율만의 문제가 아니라 셀트리온제약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성장하고 셀트리온의 주가가 다시 30만원까지 상승한 상태에서 진행한다면 재검토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셀트리온제약 주주 설문에서는 합병 여부에 대한 찬성이 67.7%, 반대 9.8%, 기권 22.6%로 집계됐다. 찬성 의견을 낸 주주들은 합병 시 종합생명공학연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과 신약개발에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찬성 사유로 꼽았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한 셀트리온홀딩스 등 대주주들은 과거 약속한 대로 중립 입장을 유지한 후 다수 주주 의견 비율에 보유 지분을 산입하는 방식으로 주주들 의중에 힘을 실었다. 올해 안에 합병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는데 이보다 주주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한 것이다.

특별위는 주주 설문조사와는 별개로 객관적 평가를 위해 회계법인을 통한 '외부평가'와 글로벌 컨설팅사의 자문을 거친 '내부평가'도 함께 진행했다.

서 회장 등 대주주 과거 약속 유지 결정


외부 평가에서는 셀트리온제약이 항체의약품 판매, 위탁생산(CMO),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 등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성과가 구체화되지 않았으며 이런 성장 계획이 구체화되고 시장에 전달 가능한 시점에 주가 적정성이 평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시 예상되는 재무적 위험에 대해서는 셀트리온이 가진 포합주식 소멸에 따른 미래성장자금 활용이 제한되고 합병 법인의 재무지표가 악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비재무적 위험에서는 내부거래 해소에 따른 리스크 감소가있지만 영업조직 흡수에 따른 조직관리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합병 진행 시 셀트리온 주주들의 압도적인 반대·기권 의견을 고려할 때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이하 주매청) 행사로 인한 자금 유출이 타사 및 선행된 합병 시 수준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매청 자금 조달에 따른 금융비용 발생으로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악영향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검토 의견을 바탕으로 현 시점에서는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양사 합병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양사 이사회의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양사는 이제 본업에 집중해 성장과 그룹내 시너지 창출에 더 몰두할 계획"이라며 "양사 주주의 이익이 수반되는 통합은 주주가 원하면 언제든 검토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주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해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