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글로벌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메디케어에서 10대 약가 인하 협상 결과를 공표했다. 선정 대상은 제네릭(복제약) 경쟁이 없는 단일 브랜드 대상으로 메디케어 파트B와 D에서 가장 지출이 높은 50대 치료제 중 선정됐다.
이번에 약가 인하가 결정된 의약품은 △엘리퀴스 △자디앙스 △자렐토 △자누비아 △파시가 △엔트레스토 △엔브렐 △임브루비카 △스텔라라 △피아스프 등 10종이다. 의약품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79%~38%의 약가 인하가 이뤄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처음부터 메디케어 급여관리 건강 보험 스폰서들은 제약사들과 가격을 협상해 온 가운데 일부 제품은 할인율이 높아 실질적인 절감 효과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에 약가가 인하되면서 오히려 리베이트가 적었던 의약품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미국서 힘 받을 수도
이번 약가 인하로 미국에 진출한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오히려 기회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의료비부담 완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준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의약품 시장 규모 40%를 차지할 수 있던 것은 높은 약가 때문이었는데 이로 인해 미국 정부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 정책을 시작으로 재정에 압박을 줄이기 위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재정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하다보니 바이오시밀러에 유리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약가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오리지널보다 약가가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시장에서 활성화시키면 빠르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자금 확보 차질에 따른 기술도입 저하 우려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 약가가 인하되면서 해당 기업들의 매출이 감소하고 이는 연구개발비 감소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이 발표한 '다가오는 미국 대선, 헬스케어 관련 정책 검토' 보고서를 살펴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 해외 진출은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거래를 통해 이뤄지는데 글로벌 제약사의 수익이 악화되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이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개발하는 과정에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가 수혜라는 관측도 있지만 신약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시장평가가 낮아지고 공동개발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있기에 조금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건재정 압박을 줄이자는 기조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동일하지만 방법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