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이 미국 소재 다국적기업 바이오젠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의 판매를 허가했다. 유럽 연합(EU)은 물론 자국 공공 기관에서도 반대 의사를 표한 만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MHRA는 22일, 에자이가 주관한 제3상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인간화 아밀로이드 베타 단일클론 항체 '레카네맙', 이른바 '레켐비'의 판매를 허가했다.
바이오젠 측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영국의 치매 환자 수는 약 98만2000명이며 이중 60~70% 환자의 원인이 알츠하이머"라며 "당사와 에자이는 이후 영국 국립보건의료연구원(NICE)와 국민보건서비스(NHS), 스코틀랜드 의약품 컨소시엄(SMC) 등 관계 당국과 협력해 초기 알츠아미허 환자들에게 약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에 작용,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다. 바이오젠의 소재지인 미국과 에자이의 소재지 일본은 물론 한국, 중국에서도 판매를 허가한 제품이다.
다만 EU 산하 유럽의약국(EMA)의 경우 지난달 "레켐비의 효과보다 뇌 부풀어오름, 출혈 등 부작용의 가능성이 더욱 우려된다"며 회원국들에게 레켐비 판매를 불허할 것을 권고했다.
영국 보건·사회복지부 산하 기관인 NICE 역시 레켐비의 본격적인 활용에 미온적이다. NICE 측은 레켐비에 대해 "세금을 써서 지원할 정도의 가치를 인정하긴 어렵다"는 예비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을 기준으로 레켐비를 1년 간 투약할 경우 약 2만6500달러(35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