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이 1일 국내 전통제약사 매출 기준 상위 10대 제약사의 연구개발비를 분석한 결과 연구개발비가 가장 높은 곳은 대웅제약으로 확인됐다.
대웅제약-유한양행(1048억원)-한미약품(988억원) 순으로 많아
대웅제약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1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다. 다음으로 높은 곳은 유한양행(1048억원), 한미약품(988억원) 순이었다.
특히 대웅제약의 연구개발비 투자는 다른 기업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구개발비율은 매출을 연구개발비로 나눈 것으로 얼마나 투자하는 확인할 수 있는데 통상적으로 10%내외를 기록한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에만 19.1%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4%포인트(p)증가한 것이다.
연구개발비가 높은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악화되기 마련이다. 재무제표상 영업손실로 잡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전년도보다 연구개발비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5%나 증가한 719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주요 제품들의 골고루 성장한 결과다. 특히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펙수클루'와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호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나보타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9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14.5%다. 지난해까지는 주요 제품에 등재하지 못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우루사를 제치고 주요 제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나보타는 해외 수출 비중이 85%를 차지하고 있다.
펙수클루의 매출은 52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81억원 증가한 결과다.
대웅제약은 실적이 크게 성장한 것은 투자하고 있는 주력 제품 펙수클루와 나보타, 앤블로의 적응증을 늘리기 위한 결과로 확인됐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와 앤블로의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임상비용이 늘어났다"며 "나보타도 추가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을 진행한 결과 연구개발비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투자로 대웅제약이 목표로 제시한 1품1조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풀이된다.
올해 초 부사장에서 대표로 승진한 박성수 대표는 취임 당시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개별 품목당 매출 1조원 달성(1품 1조)하는 블록버스터 신약 육성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박 대표가 언급한 블록버스터 신약은 나부타와 펙수클루, 엔블로다. 세가지 제품의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적응증을 늘려 처방범위를 넓히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연구개발비가 같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이 안정적으로 돌고 있다는 뜻"이라며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 관련 제품에 대한 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