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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제 승인실패 식약처 탓하던 현대바이오…또 긴급사용신청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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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제 승인실패 식약처 탓하던 현대바이오…또 긴급사용신청 언급

식약처로부터 외국 기업과 역차별 당한다며 하소연해
요청대로 임상디자인 바꿨지만 검토조차 안했다고 주장
실패에도 긴급사용승인 신청 이유 문의했지만 답변 못 받아

현대바이오가 제프티 임상3상 신청과 함께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사진=현대바이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바이오가 제프티 임상3상 신청과 함께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사진=현대바이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부가 긴급사용승인을 내주지 않아 해외제품과 역차별당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탓을 하던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이하 현대바이오)가 이번에 임상3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면서 또 다시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한 조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바이오는 니클로사마이드 기반의 코로나19 경증·중등증 치료제 '제프티'의 임상3상 IND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이번 임상을 통해 긴급사용승인을 받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현대바이오는 식약처가 긴급사용승인을 해주지 않았다면서 해외 제품과 역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또 다시 긴급사용승인을 노린다는 것이다.

당시 현대바이오의 주장은 자사 임상2/3상 결합 종료 후 10개월째 긴급사용승인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산 치료제는 어느 곳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받아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또한 임상 디자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검토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현대바이오는 임상2/3상이라고 주장했지만 의약품안전나라에 등록된 임상과 공시된 것은 임상2상으로 기재됐다.

현대바이오는 식약처가 행정지도를 요청했고 그대로 임상디자인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통합임상의 경우 임상2/3상으로 표기되는데 변경되지 않은 것이다. 당시 현대바이오는 식약처로부터 비공식으로 임상2상이라 긴급사용승인 사전검토를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현대바이오 측이 밝힌 바 있다.

가장 큰 오류는 기업이 정부부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대바이오가 주장하는 특별법의 모든 내용을 살펴봐도 기업이 직접 신청하는 방법은 없다. 질병관리청이 식약처에 요청할 수 있지만 기업이 요구해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담당자는 선을 그었다.

현대바이오는 사전검토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는데 검토할 상황이 아니었던 것도 한 몫했다.

공시 기준으로 임상 결과를 발표할 지난해 4월경에는 코로나19 유행은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치료제가 필요한 중증환자의 수도 줄어든 것이다. 정부부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의약품이 있는데 굳이 긴급사용승인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같이 식약처를 문제삼으면서 긴급사용승인이 안돼 출시 못했다고 주장했는데 또 다시 긴급사용승인을 언급한 이유와 이전과 다른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 현대바이오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긴급사용승인이 코로나19와 관련된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주가를 띄우기 위한 일종이 '치트키'같이 됐다"며 "긴급사용승인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데 자꾸 요청하는데 들어줄 이유가 없고 자신있으면 지속적인 임상을 통해 정식으로 신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 이전부터 '제프티'효과 과장해


현대바이오가 제프티를 통해 언론플레이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임상2상을 진행할 당시에도 자사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참가자 중 60명의 채혈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제프티의 혈중약물농도가 높은 상위 10명의 최고 혈중 농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100%억제하는 약물 농도를 훨씬 웃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마치 제프티를 먹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100% 증식을 억제하는 것 마냥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조군 대비로 얼마나 감소했는지 확인이 필요하고 100%감소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였다.

당시에는 임상이 진행 중이라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지난해 공시한 임상결과를 살펴보면 생물학적 및 환경적 표본을 포함하여 주어진 양의 체액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의 양(일명 바이럴로드)이 완전히 감소됐다는 내용은 없었다. 즉 100% 감소는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상장한 제약사나 바이오기업들은 해당 내용을 공시하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 하지만 당시 현대바이오는 공시하지 않고 자사 사이트와 보도자료를 통해서 해당 내용을 올렸다. 해당 내용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홈페이지에 올렸던 내용은 하루 만에 내렸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사이기에 주가를 신경써야 하는 고충은 이해하지만 무리수를 던지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산치료제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승인에 자신이 있다면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수"이라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