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20여개 제약사들이 일본계 글로벌제약사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P-CAB 신약 '보신티'의 제네릭 개발을 위한 초석을 마련 중이다.
오는 2025년 3월 보신티에 대한 재심사가 진행되는데 이 기간 안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허가가 취하된다. 국내에 판매하지 않는 만큼 다케다제약이 자료를 제출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보신티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승인 받은 곳은 유한양행과 동화약품, 대원제약 등을 포함해 20여곳이 넘으며 이 중 일부 기업은 이미 시험까지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P-CAB 시장에 진입하는 이유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P-CAB 시장은 HK이노엔의 '케이캡'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두 제품만으로 지난해 2176억원(유비스트 기준)의 실적을 거뒀다. 프로톤펌프저해제(PPI)를 포함한 전체 시장에서 23.8%에 해당한다.
지난 2019년 출시한 P-CAB제제 시장 점유율은 4%에 불과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27.1%까지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제약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시장에 빠르게 참전하기 위해 보신티 제네릭을 개발하는 것이다.
HK이노엔이나 대웅제약의 P-CAB제제가 아닌 일본산을 제네릭으로 생산하는 이유는 특허기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또한 가장 먼저 출시해 특허가 가장 먼저 완료되는 케이캡의 경우 다양한 소송을 통해 특허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적응증 확대 연구와 차별화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이 법리적인 문제와 적응증 등으로 경쟁하기 보다는 출시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보신티 제네릭을 생산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시장에 빨리 진출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생동성시험을 등록한 제약사의 관계자는 "특허가 만료될지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높기에 준비한 것"이라며 "제네릭의 특징인 신약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P-CAB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신티 제네릭을 출시해도 P-CAB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케이캡과 펙수클루가 시장에서 굳건히 자리잡고 성장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인 제일약품도 자체 개발한 P-CAB제제 '자큐보'를 올해 말이나 내년 중 출시한다. 또한 각 기업별로 공동판매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상황이다. 제네릭이 출시되도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릭의 한계가 명확하고 국산 신약이 시장을 견고히 차지하고 있는 만큼 보신티 제네릭이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품목 갖추기의 일환으로 끝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