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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광고 업체 '닥터블릿' 이미지 세탁하나…정상 기업에 편승한 제품홍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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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광고 업체 '닥터블릿' 이미지 세탁하나…정상 기업에 편승한 제품홍보 나서

타사 활용 자사 제품 홍보하며 보도자료 내놔
샘 해밍턴 통한 허위광고, 안맞는 효능 기재해
영상물 논란되자 삭제, 자체 광고PD 채용 추진

닥터블릿이 판매하는 제품들. 사진=닥터블릿 홈페이지 갈무리
닥터블릿이 판매하는 제품들. 사진=닥터블릿 홈페이지 갈무리
건강기능식품 허위광고로 유명한 닥터블릿헬스케어(이하 닥터블릿)가 일반적인 정상 기업으로 이미지 세탁을 하기 위해 자사 제품 홍보에 타사 제품을 활용하는 방식의 마케팅에 나섰다.

29일 건기식 업계에 따르면 허위광고로 성장하고 있는 닥터블릿이 일반적인 건기식 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타사 제품과 함께 홍보하는 기획보도자료를 내놓는 가운데 관련된 기업들이 매우 불쾌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닥터블릿은 비만과 혈당강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 국내 1위 제약사 제품과 건기식 상장사 제품을 언급하는 기획형 자료를 배포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해당 기업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자료를 보낸 대행사 잇츠컴와이드 관계자는 관련된 자료들은 기사화 된 보도자료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문제는 허위광고로 논란이 된 기업과 같이 언급되길 싫어한다는 것이다. 해당 자료에 언급된 한 기업 관계자는 "타사가 동의없이 자료를 활용한 것은 불편하다"며 "특히 논란이 많은 기업에 언급된 것은 매우 불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닥터블릿이 대행사를 통해 이같은 자료를 내는 것은 이미지 세탁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건기식업계 한 관계자는 "허위광고로 시작한 기업들이 이미지 세탁을 하기 위해 연예인을 모델로 쓰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은 기획자료도 이미지 세탁을 위한 것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이어트 건기식 GRN+초록 등 허위광고로 유명한 티지알엔도 처음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 허위광고를 하다가 가수 소유와 배우 오연서를 발탁하면서 허위광고를 하지 않은 기업처럼 위장한 바 있다. 이후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했다는 자료를 배포하면서 이미지 세탁을 시도했다.

닥터블릿 담당 대행사는 통상적인 제품 홍보의 일환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지 세탁 중에도 허위광고 못버리는 '닥터블릿'


닥터블릿은 이미지 세탁을 하는 도중에도 허위광고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샘 해밍턴이 100일 만에 15㎏을 감량했다는 자극적인 문구로 SNS와 유튜브 홍보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배경과 같은 색으로 운동과 병행하면 좋다는 문구를 매우 작게 기재했다. 해당 영상이 논란되자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닥터블릿 홈페이지에는 샘 해밍턴이 '다이어트의 비밀'이라고 언급하는 부분 장면만 들어가 있었다.

보도자료에서도 허위정보가 확인됐다. 비만인 사람들에게 체지방 감소효과가 있다고 '푸응 팻버닝'과 '푸응 팻버닝 프로'의 제품을 홍보할 때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공액리놀레산(CLA)이 주성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성분을 확인한 결과 '과체중'인 사람의 경우 체지방감소효과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만인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는지 의료계 관계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명확히 확답할 수 없지만 데이터가 건기식의 특성상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행사 핑계 대며 이례적 자체 PD채용까지

닥터블릿이 올린 채용공고. 사진=사람인 사이트 갈무리
닥터블릿이 올린 채용공고. 사진=사람인 사이트 갈무리

닥터블릿은 이전까지 허위광고는 대행사가 진행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로 법리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관계부처도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행사 핑계를 대던 닥터블릿은 최근 자체 PD채용에 나섰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등록된 채용 정보를 살펴보면 소셜미디어·세일즈 콘텐츠 기획 및 제작자를 채용한다는 글을 올렸다. 주요업무에는 기획, 콘티, 촬영 및 편집뿐만 아니라 '카피'까지 대놓고 포함됐다.

자격요건에는 SNS와 유튜브 광고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을 자격요건에 추가했다. 또한 우대사항에는 SNS 및 이커머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통상적인 광고PD 채용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최근 SNS나 유튜브 마케팅이 중요하기에 광고제작사가 해당 요건을 우대사항으로 두지만 일반 기업에서 자격요건으로 놓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저작권이 민감한 시대에 카피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보니 정상적인 광고 제작일지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닥터블릿은 샘 해밍턴 외에도 허위광고 논란의 중심인 푸응 시리즈의 대표 모델로 배우 최지우를 기용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