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큐보는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지난 4월 국내 제37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 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이다.
앞서 출시한 케이캡은 50㎎은 1300원, 25㎎은 867원에 책정됐으며 후발주자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40㎎는 939원으로 책정됐다. 세 번째 주자지만 준수한 가격을 받은 것이다.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 결과는 국내 P-CAB 중 처음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소화기학 학술지인 미국 소화기학 저널(AJG에 게재되어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PPI는 지난 30여년 동안 위산 관련 질환 치료에 꾸준히 사용됐으나 느린 작용시간과 CYP2C19 유전적 다형성, 야간 산분비 돌파 등 부족한 점이 있었다. 특히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이 필요해 아침 공복이나 식전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은 환자들로부터 단점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자큐보는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와 칼륨 이온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경쟁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자큐보는 이러한 P-CAB 고유의 특성으로 위내 산성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위산에 의한 활성화가 필요없기 때문에 위산 정도와 상관없이 양성자 펌프에 결합이 가능해 즉각적인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PPI는 최대 효과 발현에 4~5일이 걸리지만 자큐보는 복용 즉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긴 반감기에 따른 지속적인 위산 억제작용으로 야간 가슴쓰림 증상에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산에 의한 활성화가 필요없기 때문에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만족시켰다.
자큐보는 출시에 앞서 지난 5일 국내 영업과 마케팅을 위한 파트너로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를 선택하고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체결한 공동 판매 계약은 오는 2027년 10월 1일까지이며 계약금액은 1896억원이다.
이에 따라 국내 소화기 시장의 양대 강자인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는 국내 모든 병의원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영업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또한 제일약품은 지난 8월 국내 영업과 마케팅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POA를 실시했으며 이달 24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대전, 부산, 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런칭 심포지엄을 갖고 제품 출시에 따른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한편 자큐보는 지난해 중국 제약기업에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해 총 1억2700만달러(약 16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 5월 인도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 후 연이어 이달 초 멕시코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등 중남미 19개 국가에 기술수출을 체결하며 글로벌 총 21개국에 기술수출을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추가 기술수출 계약을 지속적으로 타진 중에 있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자큐보는 추가 적응증 및 제형 확대에도 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미 허가받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뿐 아니라 위궤양 및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도성 소화성 궤양 예방 등 다양한 적응증 확대와 구강붕해정과 같은 제형 확대를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9년 8001억 원 규모였던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은 2020년에 9467억 원, 2021년 1조644억 원, 2022년 1조1640억 원, 2023년에는 1조2666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상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1분기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점유율은 PPI가 53.7%, P-CAB이 19.5%를 차지했으며, 2024년 2분기에는 PPI가 53.4%, P-CAB이 20.2%를 차지했다. P-CAB 제제가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 진입한 지 겨우 4년이 지난 것을 고려하면, P-CAB 제제의 점유율 확대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자큐보는 제일약품이 신약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오랜 기간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돼 성과를 거둔 소중한 결과물이다"이라며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 제제의 점유율이 가속화되고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자큐보정’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해 새로운 선택지로서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