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감기환자 증가를 대비해 일반의약품으로 신제품을 내놓거나 품귀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기의 주요 원인인 리노 바이러스가 2주 전부터 증가하고 있는데 해당 바이러스는 차갑고 건조하면 더 활성화 된다"며 "감기환자가 당분간 증가하고 이후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알피바이오는 올해 하반기 감기약 주문량이 상반기 월 평균 대비 6배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승세가 이어지면 최대 13배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의약품(ETC)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은 감기약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감기약을 생산하는 A제약사는 정제형뿐만 아니라 시럽형제품까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제형 감기약을 생산하는 B제약사도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할 수 없지만 원료를 최대한 확보하면서 품귀현상이 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증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제약사들의 입장이다. 품귀현상은 올해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토로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감기약을 증산하기 위해 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제도적인 문제로 설비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품귀현상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 감기약 수요도 증가세…신제품 출시하는 제약사들
일반 감기약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겪은 이후에도 독감이나 다양한 호흡기 질환이 장기적으로 유행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해열진통제와 김기약의 판매 호조가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해열진통제로 알려진 타이레놀의 지난해 매출은 5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동아제약 판피린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환절기에는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판피린 4분기 매출은 3분기 대비 70~80% 증가했으며 올해에는 약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환절기로서 감기환자들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부 제약사들은 이같은 특수를 노리고 일반감기약을 출시하는 제약사들도 있다.
GC녹십자는 어린이 감기약 '콜록키즈펜시럽'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스틱형 제품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리향을 첨가해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대원제약은 콜대원 감기약 라인업을 확장했으며 동화약품도 화이투벤의 시럽형을 출시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